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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내 삶을 만나러 오늘도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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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만나러 오늘도 오릅니다

 


산악인이라면 백두대간 종주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듯싶다. 지리산에서 시작해 1년 8개월에 걸친 대장정 끝에 향로봉 정복으로 마무리된 일정을 담은 책이다. 산에 오르면 알 수 없는 희열감과 개운한 느낌 때문에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하물며 백두대간 종주라니 그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지리산에서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난도가 높기 때문에 중년 나이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동안 사계절을 경험했고 저자가 겪은 많은 일들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매주 금요일 밤 11시 버스에 오르는 일은 일상이 되었고, 37회 새벽 산행을 감행하며 스스로 고행을 자처했다. 그건 자신과의 싸움이며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굳은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기대가 컸을까? 백두대간에 대한 기록은 필력이 받쳐줘야 하는데 깊이감이 부족해 선형적인 이야기로 머물 뿐이다. 그렇게 힘든 백두대간 종주를 경험했는데 아쉽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 책을 계기로 도전하기엔 기본 산악 정보가 부족했다. 책 제목처럼 산 오르면서 얻었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경험담을 자세하게 적었다면 좋았을 텐데 개인적 감정 차원에 머물다 보니 따로 등산하는 기분만 들었다. 1년 8개월을 백두대간 종주에 시간을 쏟았다면 초보 등산인들을 위해 산을 오를 때 알아둬야 할 사항과 노하우만 적어도 분량이 꽤 될 텐데 얻을만한 이야기가 적다 보니 쉽게 읽히는 것과는 별개로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보다는 개별적인 경험담에서 머물 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등산객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등산을 취미로 산에 오르는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등산 유튜브 채널도 여럿 생겨났다. 건전한 취미생활이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기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100대 명산에 도전하는 사람들부터 백두대간 종주 등 우리나라의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구나 싶다. 등산 동호회는 주말이면 정기적으로 산행에 오르는데 백두대간 종주 이후의 이야기를 실었다면 완성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저마다 각자의 이유로 산에 오른다. 산을 오르는 동안에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아서 좋다. 둘레길을 걷기만 해도 좋은데 어느 산 등선을 따라 걸을 때 기분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산을 좋아한다면 가볍게 읽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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