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세상이 김장하 선생님처럼 선한 영향력을 베푸는 사람들로 채워졌다면 걱정할 일은 없을 테다. 성선설을 믿듯 착하고 선하게 태어난 사람들이 끝내 성공했다는 얘기는 귀감이 될 만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즈음에 선배들은 착하면 손해 본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사회가 착하고 어리숙한 초년생을 이용해 먹을 것 같고, 대부분 발언권을 얻지 못한 채 뒤에 숨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 사람들이 만드는 선한 영향력을 믿는다. 힘세고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세상을 자기 뜻대로 지배하지 못한다는 건 역사를 통해 증명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외유내강처럼 착하고 진실한 사람들은 주변까지도 좋은 기운을 가져온다. 그래서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고 느끼는 이유일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1300~2000년에 걸친 서유럽 살인율을 보여주면서 요즘에는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지 않아서 오늘날의 사람들이 훨씬 더 선해졌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근현대사에서 대표적으로 제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아우슈비츠 수용소, 731부대, 킬링필드 대학살, 제주 4·3사건 등을 봐도 인간의 잔인성은 없어지지 않았다. 지금처럼 법체계와 치안 안전망이 갖춰지기 이전에는 사회적 묵인, 마녀사냥, 이념 갈등 등 암묵적으로 자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중세 시대와는 시대적 상황이 다를 뿐 여전히 사회 뉴스면을 보면 이해하지 못할 사건들은 종종 벌어진다. 여러 이해관계에 따른 사회적 현상을 넓게 볼 필요가 있다. 사회 시스템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 뿐이다.
근면, 성실, 정직은 직장인의 기본 덕목이다. 옳고 바르게 생활한 사람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거나 손해 보는 사회가 과연 정당한가? 이런 의문들은 사회생활을 할수록 세상을 알아갈수록 현실과의 큰 괴리감 때문에 혼란스러운 시기를 맞는다. 돌고 돌아서 공정한 사회가 되려면 누구에게나 공평한 잣대로 바라봐야 한다. 결국은 바른길을 고집한 사람이 세찬 비바람에도 살아남는다. 세상이 알아주지 못한다고 생각해도 자신이 한 일은 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게 되어있다. 착하되 우유부단하지 않고 미루는 습관 없이 결단력 있게 추진한다면 성공은 뒤따라올 것이다. 착한 사람들이 불합리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사람에 대한 이해와 맹신을 버려야 한다. 자존감을 높이고 거절하는 법부터 배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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