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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에너지 세계사 : 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인류의 치열한 도전과 경쟁

에너지 세계사

 

1, 2차 오일쇼크를 직접 겪어보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가스, 전기 요금이 오르고 물가도 크게 뛰었다. 러시아는 EU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한때 에너지 대란을 겪기도 했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대부분의 발전 동력은 석유, 가스, 석탄 등 생산된 에너지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검은 황금으로 부르는 석유 생산국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부유한 국가가 되었다.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가 대표적으로 사막뿐인 도시를 오일 머니로 새롭게 변모시켜 지금은 지구상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로 거듭났다. 또한 로버트 오펜하이머 감독하에 핵무기 프로젝트를 극비리에 실시했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우라늄, 플루토늄 폭탄을 투하하면서 원자력이 가진 위력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원자력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급증한 전력 사용량을 감당할 에너지원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보다 공급량 부족에 따른 위기감 고조, 국제유가상승 및 지구 온난화에 따라 점점 친환경 에너지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석유는 40년, 가스는 58년, 석탄은 130~120년 후에 고갈될 것으로 예측이 나와있는 상황인데 여전히 에너지원의 85%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 인구 증가에 따른 에너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텐데 이는 인류 공동의 문제가 될 것이 확실하다. 더구나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를 대체할 만한 수단이 별로 없다. 수력 발전, 풍력 발전, 태양광 에너지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소음 공해, 비싼 비용 등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이 책은 여러모로 세계사 관점에서 에너지가 산업에 끼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생각해 보게 된다. 국가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화석연료를 사용할수록 지구 온난화와 환경 파괴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제르바이잔부터 베네수엘라에 이르는 제3세계 국가들은 자국이 보유한 석유를 개인적 부를 축적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석유 독재자들이 나라를 장악하는 했지만 말로는 항상 좋지 않게 끝나곤 했다.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과 미국의 걸프전 참전은 사실 석유 확보를 위한 전쟁이었는데 석유 가격이 요동치게 한 주 요인이었다. 이렇듯 국제정치에서 화석연료가 가진 힘은 세상을 지배할 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의 역사와 미래 에너지에 대한 고민까지 하게 만드는 책으로 복잡하고 방대하지만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화석연료 매장고에 계속 의존하는 국가들은 국제정치의 운명을 좌우하는 세계가 이미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다. 선택은 각 국가의 몫일 것이다. 하지만 각 국가의 선택이 곧 인류의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류는 에너지로 연결된 하나의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