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는 김밥과 함께 분식집의 양대 산맥으로써 영원히 사랑받는 소울 푸드다. 어릴 적 초등학교 하굣길을 지날 때 분식집에서 먹던 맵고 자극적이던 떡볶이 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언제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던 흔한 음식이지만 사장이 되어 떡볶이 장사를 한다는 건 전혀 다른 얘기일 것이다. 통신사 텔레마케터로 12년을 일하고 다시 은행에 입사해 은행원으로 5년을 일하다 떡볶이 장사를 한 지 이제 9년째라고 한다. 저자에게 시련이 닥친 건 코로나 때 빚이 늘어나던 시기와 2018년 가상화폐 투자에 5천만 원을 넣었다가 뒷자리에 0이 빠지는 걸 겪고 패닉 상태에 빠졌을 때였다. 하지만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사람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거란다"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마음을 다시 다잡는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을 팔든 사장 마인드로 손님을 대할 때 진심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도 알다시피 장사가 잘 되는 식당과 안되는 식당은 대번에 알 수 있다. 친절한 손님 응대, 변함없는 맛은 기본이며 재방문을 하도록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곳이 대부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저자가 쌓은 텔레마케터로서의 경력과 경험은 전화 및 손님 응대에 도움이 되었고, 홍보 마케팅 전략과 서비스(사탕, 머리띠, 쓰레기봉투 제공) 지원은 좋은 리뷰를 달게 하는 힘이었다. 리뷰 8천 개가 넘도록 좋은 평점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손님에 대한 배려가 묻어있기 때문이다. 단골손님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맛과 친절은 기본이며 우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어야 한다.
주변에도 몇 년을 못 가 폐업하는 식당이나 카페가 수없이 많다. 한자리에서 오래도록 장사를 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자로부터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 손님들은 필요로 하는 작은 것에 신경을 써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고마워한다. 사탕 구매, 머리띠 제공, 쓰레기봉투, 테이블 보 제공 등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가게를 홍보하고 기억하게 만드는 일들은 찾아보면 많다. 당장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귀찮더라도 이런 작은 부분이 큰 차이를 만든다. 결국은 사장의 영업 마인드가 크게 좌우되기 마련이다. 손님에게 먼저 살갑게 다가가 안부 인사를 묻는 것, 솔 톤으로 반갑게 맞이하는 것 다들 창업할 때 배우지만 몸에 베이지 않아서 못하던 기본부터 시작해 보자.
떡볶이 장사를 하면서 월 천만 원을 벌 수 있었던 건 하루 목표치를 현실적으로 정해두고 매일매일 최선을 다한 결과다. 이런 책을 읽을 때 필연적인 결과론에 집착할 때가 많은데 모든 일은 저절로 우연한 행운이 겹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의 흔적들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들이다. 분식집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수소문을 듣고 알아서 찾아오게 만드는 건 장사 전략과 차별화에 대한 문제다. 자영업자도 서비스업에 속하는 일이기 때문에 음식을 팔면서 매일 사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벼랑 끝에서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라면 어떻게든 살아낼 수 있다는 자세로 내일의 희망을 만드는 저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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