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어느 정도 읽다 보면 우린 <백 투 더 퓨처> 영화처럼 주인공을 따라 과거나 미래로 시간 여행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인 르네 톨레다노는 우연히 유람선에서 최면 공연을 펼치던 오팔 에체고엔으로부터 체험을 받다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고 그녀로부터 전생 최면을 배운다. 오팔과 동업을 하며 이젠 단독으로 미래의 자신과 대화를 나눈다는 내용의 최면 공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되었다. 그리고 자기 최면을 통해 30년 후의 미래로 가서 '르네 63'를 만나 대화하는데 대화 내용이 꽤 현실감이 있다. 이상기후,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등 '르네 63'이 말한 것처럼 미래에 꿀벌이 자취를 감추게 되면 분명 식량 부족 사태로 인해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꽃 식물의 80%가량은 꿀벌의 자연수분으로 성장하는데 그 나비효과로 곡물 생산이 줄고 사막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물 부족 사태까지 겪게 되고 급기야는 전쟁을 초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르네는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로도 최면을 통해 자유자재로 오간다. 근데 과거로 가서 앞으로 닥칠 재앙과 역사적 사실을 알려준다고 해서 과연 우리의 미래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르네는 중세 시대에 살던 살뱅 드 비엔이라는 인물과 자주 대화를 나누는데 '12세기를 살았던 인물이 어떻게 21세기에 일어날 제3차 세계 대전으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 있다는 건지 알아내야' 한다며 자신의 은사인 알렉상드르와 경쟁하듯 시간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소설 속 작가의 상상력으로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 르네와 알렉상드르는 꿀벌과 연관된 무언가 단서가 될만한 것을 찾기 위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얻은 실마리를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 찾아 나서는 부분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와 현재를 오가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시간 여행의 재미와 그렇게 해서 얻은 단서들을 모아 꿀벌의 비밀을 풀 수 있는지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일단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집중해서 읽기 시작하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우리가 뻔히 아는 얘기가 아니라 상상력에 풍부한 이야기가 합쳐져서 주인공 일행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선사한다. 르네와 알렉상드르, 알렉상드르의 딸인 멜리사는 과연 이스라엘 수도인 예루살렘에서 1121년에 살았던 기사 살뱅 드 비엔을 통해 무엇을 알아내고 알려주게 될 것인가. 르네가 꿀벌에 대해 밝혀낸 사실이 있다. 르네는 미래의 '르네 63'으로 인류에 경종을 울리는 경고를 들었고 그 해법을 찾기 위해 알렉상드르 부녀와 함께 진실을 추적한다는 내용이다. 그 여정이 2부로 이어진다.
"지구 온난화가 꿀벌 실종의 간접적인 원인이라는 얘기야."
"양봉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고려해 인류는 오래전부터 공격성이 약한 꿀벌 종만 골라 사육해 왔어요. 그 결과 오늘날의 꿀벌들은 천적에 저항하는 능력이 사라지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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