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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소설에 현 대통령과 총리의 실명이 언급되며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수단 내전 등 민감한 국제 정세를 작가만의 필력으로 초반부터 밀도 높은 긴장감으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케빈, 스토니, 미하일 등 주요인물을 통해 미국에서 극비리에 진행 중인 오퍼레이션 네버어게인 팀이 주요 사건의 중심에 개입하게 된다.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초반부는 우크라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내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건 민간인이며, 그들의 삶을 얼마나 비참하고 참혹하게 만드는지 가감 없이 표현하고 있다. 러시아 병사들에 의해 유린당한 미하일 가족에게 닥친 비극과 수단에서 힘없는 여성들이 군벌들에 의해 집단 강간을 당하는 장면은 전쟁이라는 광기에 매몰된 비극의 현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014년 2월부터 시작되었지만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분쟁은 전면전 양상을 띠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피해를 유럽을 비롯한 주변국들뿐만 아니라 세계 물가가 오르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 중심에는 러시아 대통령인 푸틴이 있으며, 현재 푸틴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며 전쟁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푸틴에 의한 전쟁의 광기가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썼다고 본다. 러시아가 세계에 위협이 되는 건 바로 세계 1위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케트로부터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핵폭탄이 떨어진다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 끔찍하다. 하지만 과도한 권력 남용은 내부 반발을 가져오고 소설처럼 푸틴의 폭정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신작을 읽으면서 역시 김진명 작가라고 생각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를 속도감 있게 풀어냈고, 수십만 명에서 수백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핵가방의 존재로 인해 한시도 안심할 수 없게 만든다. 전쟁은 우리나라와 상관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여길 때가 있는데 세계는 경제로 얽혀 있어서 곡물, 에너지 생산이 저하되면 물가는 급등하게 마련이다. 이 모든 원인은 우크라이나의 알짜배기 땅을 점령하려는 야욕을 숨기지 않고 침공을 감행한 푸틴에게 있다. 과연 소설 제목처럼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는 바람이 있지만 현실에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역시 핵과 관련된 소설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인지라 시간 순삭 되듯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