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서평(Since 2013 ~)

[서평]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나랜드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나나랜드를 찾아가는 여정은 36개국을 여행하며 4개국에 거주하는 동안 나를 가둬두었던 새장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해주었다. 그것은 세계를 확장해가면서 생각의 폭을 넓혀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않았던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삶의 기준에 맞춰 나를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삶의 가치를 고민하고 '꿈=좋은 직업=좋은 삶'이라는 등식을 깨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를 내본다. 우리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은 안정적인 직장이나 직업을 가져야만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을 거라는 지점 안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무엇도 새롭게 시도해 볼 생각을 갖지 못한다.

어릴 적부터 보고 듣고 자란 문화적 학습 효과가 우리들 개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와 다른 것을 포용심으로 이해한다면 우린 각자를 존중하고 배려하게 될 것이다. 더 나은 선택지를 갖기 위해선 서로 비교하지 않고 눈치를 보면서 제한해두지 않는 태도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여기며 변화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세계가 넓혀지고 생각이 깨어지기 시작한 계기는 한 달간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할 때부터였다. 낯선 곳에서 카우치 서핑을 하며 고생을 했지만 그 경험이 4개월간 동유럽의 리투아니아에 교환학생으로 지낸 이후로 끊임없이 질문하며 사고가 바뀌기 시작했다.


우리는 마치 삶에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살아간다. 비슷한 생각 속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간다. 그렇게 우린 질문에 대한 답도 찾지 못한 채 하루하루 불행 속에서 발버둥 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많지 않고, 대부분 남들이 사는 방식대로 살다 보니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삶의 의미와 나다움에 관한 책들이 특히 한국에서 인기 많은 이유가 아닐까."


그래서 저자는 방향성은 갖되 미래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바로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계획한 대로만 살면 인생이 너무 재미없지 않은가라는 생각에서였다. 행복의 첫 단추는 나의 삶은 내 삶대로, 타인의 삶은 타인의 삶대로 존중하는 자세로부터 비롯된다. 각자의 삶을 비교하며 저울질하지 않을 때 내게 더 집중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갖지 못하는 것을 가지려고 하는 것에서부터 불행의 씨앗이 태어난다. 결국 우리의 나나랜드는 타인의 간섭에서 벗어나 자신의 행복을 찾아 자유롭게 살아내려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출발한다. 그 삶에선 성공과 실패도 없으며, 옳고 그름의 차원도 뛰어넘는다. 그저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며 충실하게 살아내는 그곳에 나나랜드가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