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일명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은 중동이 왜 세계의 화약고라 불리는지 알게 해 준 사건이다. 우리가 기억하기로 2010년 12월에 일어난 '아랍의 봄'은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급속하게 확산된 반정부 시위였다. 그동안 축적된 생활물가의 폭등과 계급적 사회 구조, 부의 양극화, 참정권의 불평등 등 독재 정권의 몰락과 민주화를 바라는 물결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튀니지를 제외하곤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 중동 국가를 사회 화답력과 법 집행력 기준으로 나누면 제한적 민주주의 국가, 위압적 권위주의 국가, 개방적 왕정 국가, 취약한 독재 국가로 오랫동안 답습해 온 이슬람 문화가 민주화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프리덤하우스 자료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튀니지를 제외하곤 민주주의 지수 60을 넘기지 못했다.
주요 산유국의 1인당 국민 총소득이 매우 높은 반면 대부분은 최빈국 내지 개발도상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동에 대한 이미지는 석유·천연가스 산유국, ISIS 및 하마스처럼 극단주의 성격을 띤 테러조직,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뉜 이슬람 종파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일부 국가에선 여전히 테러와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카타르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선 네옴시티 건설을 구상하는 등 빠른 속도로 중동이 변하고 있지만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 ISIS처럼 초국제 기업형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집단이 존재하는 한 고질적인 위험 요소는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은 원전 수주, 건설 수주 등 중동 발전과 프로젝트 정책 이슈 등 이해관계로 얽혀있어 국익을 위해 중요한 지역이다.
<최소한의 중동 수업>은 중동의 현실을 직시하고 정치, 경제, 문화, 역사적인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함에 있다. 국제 사회에서 오일 머니의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으며 미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중동 정책에 따라 우리나라의 정책 또한 큰 영향을 받는다. 중동의 불안 요소는 예측 불가능해서 언제든지 정치적인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독재 체제를 오랜 기간 유지하는 동안 공안 정치, 인권유린, 부정부패, 무능과 비효율성, 불평등과 빈부 격차, 생활고와 실업 등 여러 문제점들이 도출되었고 2010년 아랍의 봄으로 독재 정권이 몰락을 맞았지만 결국 민주화의 연착륙은 실패했다. 번번이 예측은 빗나가고 급진주의 세력에 의해 내전과 충돌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언제쯤이면 중동에 평화가 찾아오고 민주화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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