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나서 깨달을 수 있는 사실은 현재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혜택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수많은 과학자와 발명가들에 의해 인류는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백신, 항생제, 마취제를 의학의 위대한 발명품으로 꼽힌다는데 마취제가 개발되면서 외과의사들은 환자의 고통에 대한 부담감과 시간 압박으로부터 벗어나 현대적인 고난도 수술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발명된 새로운 기술로 인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들이 가능해졌고 과학은 위대한 진보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 현재 우린 인류 역사상 가장 발전된 문명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책 제목만 보면 어려운 내용일 거라는 지레짐작이 들겠지만 사실 과거의 발명으로 우리가 누리는 삶을 이해하면 그 어느 책보다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대중교양서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의학, 정치, 경제, 철학에 걸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읽으면 지식이 되고 상식이 되는 이야기들이다. 읽을수록 귀에 쏙쏙 박히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만약 책에 언급한 발명품들이 없었던 시기에 태어났다면 삶은 얼마나 비참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혁명을 이끌어나가는 이들의 과학이 없었다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일들이 알고 보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만큼 야만스러웠고 모든 면에서 낙후된 시대였다. 평균 수명도 낮았고 경제 발전도 미미했을 만큼 정체된 시대였다. 모든 분야에 과학 기술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 책을 통해 인류를 바꾼 과학사 이야기 속을 탐독하며 충분한 재미와 함께 지적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가끔 우린 당장 현실 앞에 놓인 고통에 집중하느라 과거보다 행복한 시대를 살고 있음을 잊어버린다.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가 지금보다 살기 좋았다고 낭만과 추억에 가득 잠겨 그리워한다. 잘 생각해 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생각이다. 부의 양극화가 심하지 않은 고도 경제성장기라 열심히 일하면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던 시기였다. 반면 의학, 정치, 경제, 문화 할 것 없이 낙후된 시민의식과 위생 개념,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 의료 기술, 무식과 야만이 팽배했었다는 걸 쉽게 잊어버린다. 과학기술의 발전 덕분에 인류는 전보다 더욱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과 1~200년 사이에 얼마나 인류가 진일보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실험과 노력의 결실이 맺은 위대한 인류의 발명에 얽힌 이야기를 알게 될 것이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눈에 띄는 마케팅 : 죽거나 혹은 눈에 띄거나 | 마케팅 위기의 시대 돋보이고 싶은 것들의 전쟁 (0) | 2024.02.01 |
---|---|
[서평] 비전공자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 디자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장 지침서 (0) | 2024.01.29 |
[서평] 1밀리미터의 싸움 : 세계적 신경외과 의사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경계 (1) | 2024.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