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비유를 들자면 감성과 이성이라는 서로 다른 두 음식을 번갈아가며 먹는 느낌이다. 화가가 남긴 작품을 설명하려면 단순 정보 전달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글에 감성을 담아야 맛이 살고, 그 작품 속에서 법률문제를 끄집어내 본업 모멘트로 다룬다면 이성적이고 차가워야 한다. 색다른 시도인 것은 인정하지만 다루는 주제에 따라 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러운 부분도 보였다. 미술관에서 큐레이터 하는 사람이 변호사라면 아마 이 책처럼 전시된 작품을 설명했을 것 같다. 하지만 법률에 대해 설명할 때는 다소 이질적이고 장르가 확 바뀐 느낌 때문에 호불호가 가릴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그림 속 진주, 빨래, 자전거에 대한 고찰 - 일상생활과 법
2. 창작과 복제 사이, 그 어디쯤 - 지식재산과 법
3. 마법의 묘약이 필요한 순간 - 아이들과 법
4. 동행을 위한 배려 - 동물과 법
5. 변호사가 읽어주는 세상 - 사건사고와 법
일상생활, 지식재산, 아동, 동물, 사건사고 등 카테고리에 맞는 작품을 선별한 뒤 주제별 이야기를 풀어나갔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느 곳이든 법적인 문제와 얽혀있다. 일상생활 가운데 법은 최소한의 지켜야 할 윤리다. 법이라는 테두리가 있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가리고 권리를 보장받는 가운데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꽃피울 수 있는 것이다. 그림 자체에 문제가 있기보단 그림 속에 드러난 상황이나 묘사를 보며 법적으로 살펴보자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 기존에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이 다수 수록되었고 법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까지 짚어보기 때문에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예술 작품을 다른 시각으로 보면 더욱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해석할 수 있을 거란 부분이다. 드러난 액면 그대로의 사실보다 배경지식을 갖고 다양한 시선으로 뜯어보면 새롭게 다가온다. 그림을 감상한다는 건 이렇듯 알면 알수록 흥미를 더하고 이해의 폭은 그만큼 넓어진다. 섞일 것 같지 않던 미술과 법률을 결합하여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법률 상식은 덤으로 얻어 갈 수 있었다. 예술 작품이라는 건 곧 작가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창과도 같다. 그 당시 역사적 사건이나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데 이젠 법률적 문제로 보면 다르게 해석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저자
- 이재훈
- 출판
- 예미
- 출판일
-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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