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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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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서울특별시의 옛 이름인 한양은 1392년 조선 개국 후인 1394년 조선의 수도로 정했고, 3년 후 경복궁과 창덕궁을 지었으니 현재 기준으로 63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도시다. 조선왕조 500여 년 동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외세의 침략이 있었지만 한양이 큰 변화를 맞게 된 것은 일본 제국이 대한 제국과 강제로 체결한 한일병합조약을 맺은 1910년 8월 29일부터였다. 근현대적 건물과 운송수단이 들어선 것도 오로지 수탈과 민족 자존심을 끊기 위함이었다. 경복궁과 창덕궁, 덕수궁을 제외하곤 기와집이나 초가집이 전부였는데 고층 건물인 조선총독부, 경성부청, 경성역, 화신백화점, 미쓰코시 백화점이 들어서고 전차와 전봇대가 깔리는 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급격한 변화에 적응해야 했을 것이다. 당시 생활상이 문학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나면 그 시대에 활발하게 활동했던 문인들이 걸어온 발자취와 문학작품들이 다르게 다가온다. 조선총독부와 화신 백화점은 없어졌고 경성역은 문화역서울 284로 경성부청은 서울 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서울 시립미술관(구 대법원)과 신세계백화점(구 미쓰코시 백화점) 등 일제강점기에 세운 건물 중 일부는 지금까지 남아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일제강점기 식민지가 된 도시에서 살아가는 문인들의 고민과 변화를 체감하며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오롯이 작품에 남겨졌고 우린 고스란히 감정과 울분을 전달받는다. 근현대로 들어서는 일제강점기 때보다 현재 서울의 변화는 매우 크다. 이 특별한 여행을 이상, 윤동주, 현진건, 박태원, 박인환, 김수영, 이광수, 나도향, 임화,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저마다 활동하던 시기도 다르지만 교과서에 실려 한 번쯤은 읽어본 작품 속 인물들을 따라 한양 시내를 둘러본다는 건 대단히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해방 후 문인들의 집터나 생가터 중 남아있는 건 거의 없고 표지석 만이 대신 그 자리를 알려줄 뿐이라 아쉬움이 크다. 문학이 살아있다는 건 곧 시대정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4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문학사의 큰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암울하던 시기에도 문학을 꽃피우기 위해 목숨까지 바쳤던 문인들이 있었기에 그 자양분이 밑거름이 되어 활짝 꽃피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현실에 굴복하기보단 문학을 향한 열정으로 시를 짓고 소설을 썼다. 이 책을 읽으면 마치 근현대로 돌아간 듯 문학과 함께 걷는 뜻깊은 여행이 될 것이다.

 

 
서울 문학 기행
우리나라의 문화가 가장 찬연하게 빛나는 도시다. 이 상징적 공간을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으로 설정하고, 문학적 시선을 통해 이곳에 쌓인 삶의 시간을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삶의 독법을 보여 주었던 『서울 문학 기행』의 개정증보판이 종합 출판 브랜드 ‘북다’에서 출간되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서울 문학 기행』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작 단편의 작가이자 중고등학교 국어, 문학 교과서에 필수적으로 소개되는 현진건과 나도향의
저자
방민호
출판
북다
출판일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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