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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최재천의 희망 수업 :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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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제목은 희망 수업이라고 되어있지만 수업 형식을 빌려 쓴 책이라기 보다 11가지 주제로 나눠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들을 편안하게 들
려주는 에세이집에 가깝다. 책 분량도 많지 않아 술술 읽힌다. 대립과 갈등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오늘날 통섭과 숙론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대화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숙론을 통해 민주적 합의에 도달해 본 경험이 적다 보니 어떻게든 상대방에게 밀리지 않고 지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모여서 토론을 하면 서로 싸우기 바쁘다. 통섭은 말이 어려워 보이지만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만나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의미다. 융복합이란 말을 자주 하는데 이제는 하나의 학문과 기술이 아닌 복합적으로 실마리를 푸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열린 자세로 바라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고 문제 해결에 해답도 얻을 수 있다.

"디스커션은 누가 옳은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요즘 들어서 부쩍 의문이 든다. 희망이라는 건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고 좋아질 거라는 기대를 갖고 살아간다는 의미인데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기분 탓은 아닐 거다. 한반도에 5171만 명(2023년 기준)의 인구가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데 희망을 품고 꿈꿀 수 있는 사회인가?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대어도 보고 위로받고 싶다. AI 시대, 통섭형 인재, 진짜 공부, 책 읽기, 글쓰기, 토론 대신 숙론, 아름다운 방황, 어느 줄에 설 것인가, 저출산,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생태적 삶의 전환 등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구체적인 해결책과 방법을 제시한다기보단 부드럽게 건네는 생각이라 오히려 어떤 마음가짐으로 내일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게 된다.

"희망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도 우리는 끝까지 노력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면 됩니다."

살면서 인생 선배들에게 개똥철학 같은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참 많이도 들었다. 되돌아보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투적으로 극복해야 할 일들이었다. 하나 건진 것이 있다면 한 번 건강을 잃고 나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사실이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면 굶기 딱 좋다는 말도 어지간히 들어왔다.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해야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은근 남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고 훈수 두는 걸 좋아한다. 마치 인생에 정답이 정해져 있기라도 한 것처럼 사회가 정한 룰과 시스템에서 빗겨까면 배척하거나 낙인을 찍는다. 요 몇 년 사이 오랜 고민일 수도 있는데 저자가 해주는 다음과 같은 말이 커다란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적당히 먹고사는 삶도 나쁘지 않다.

"인간이라는 동물의 사회를 오랜 세월 관찰해 오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무지무지 열심히 하면서 굶어 죽은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먹고삽니다. 그러니 경제적인 것 때문에 지레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하지만 돈을 좀 더 벌어보겠다고 하고 싶지 않은 일 하면서 인생을 날리는 것보다는 적당히 먹고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삶이 더 낫지 않을까요? 어느 줄에 설 것인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최재천의 희망 수업
최재천 교수가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한다. 즉, 이 책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지금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지 불안한 이들에게 최재천 교수가 전하는 ‘희망 수업’인 것이다. 《최재천의 희망 수업》은 총 1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물을 관찰하는 것이 주특기라는 최재천 교수는 인간이라는 동물의 사회를 오랜 세월 관찰하면서 얻은 통찰과 끊임없이 방황하며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고 치열하게 하루하루 살아온 경험
저자
최재천
출판
샘터(샘터사)
출판일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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