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동안 양조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6개월 전 정년퇴직한 후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정원에 자란 잡초제거를 하면서 보낸다. 지금까지 눈에 띄는 일없이 평범하게 살아온 그는 퇴직한 지금은 아내와 냉랭한 관계에 있다. 그래서 아내와 말다툼을 할 때는 무시당하곤 한다. 그렇게 보내던 헤럴드에게 버윅의 세인트버나딘 요양원으로부터 편지 한 통이 날아든다. 그 편지는 바로 20년전 친구인 퀴니로부터 작별인사가 담긴 편지였다. 퀴니는 지금 요양원에서 암투병 중이라 언제 세상을 떠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아내에게 금방 돌아올 거라는 말을 남기고 헤럴드는 퀴니에게 보낼 편지를 우체통에 넣기 위해 집을 나선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진행된다. 보통 우리의 일반적인 스토리는 우체통에 편지를 넣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나는데 아직 퀴니에게 답장을 보내기엔 무언가 부족한 것 같다고 느끼며 우체통을 계속 지나치며 뜻하지 않은 순례길에 오르게 된다.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가 담긴 순례길에서 그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는 서서히 깨닫게 된다. 자신이 퀴니를 실망시켰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어쩌다 아내와의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는지, 하나밖에 없는 아들과 왜 틀어지게 되었는지,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목적지인 버윅까지 가는 동안 인생에 큰 깨달음을 얻는다. 65세라는 나이에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알게된다. 무려 1,000km, 87일간의 긴 대장정이었다.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우리는 자신의 한 말을 끝까지 지킬려고 한다. 헤럴드 프라이도 간식을 먹기 위해 잠시 들른 주요소에서 만난 소녀는 "믿어야 한다는 거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약이니 뭐니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사람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걸 믿어야 돼요. 인간의 마음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주 많아요. 하지만 있잖아요. 믿음이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라며 암에 걸린 사람에게 편지를 부치러 간다는 헤럴드에게 말한다. 그 말에 큰 공명을 얻은 헤럴드는 얼마지나지 않아 세인트버나딘 요양원에 전화를 걸어 이렇게 전해달라고 말한다. "헤럴드 프라이가 가는 길이라고 전해 주세요.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말입니다. 내가 구해 줄 거니까. 나는 계속 걸을테니, 퀴니는 계속 살아있어야 한다고 그렇게 전해주겠어요?". 내가 지금 그곳까지 걸어가고 있으니까 그때까지 희망과 믿음의 끝을 놓지말고 살아있어 달라는 말이다. 암투병을 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 순례길에 오른 헤럴드의 결심과 감동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대목을 통해 편지에 답장을 부치기 위해 우체통을 찾아 걸어가다 걷다보니 버윅까지 갔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의미를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이다. 헤럴드에겐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인생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은 어느 순간일까? 어떻게 다가오는 것일까? 나 또한 헤럴드가 겪은 어린 시절처럼 자신의 잘 드러내거나 표현하지 못했다. 감정을 때때로 감추고 숨겨야하는 것으로 자라왔다. 이제는 표현을 자주 해야한다. 표현을 하지 않으면 서로가 어떤 상태인지 감정이 좋은지 나쁜지 모르지 않은가? 헤럴드 프라이는 편지 한 통으로 우연히 시작된 긴 순례길이었지만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인생의 큰 깨달음과 교훈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도 순례길을 함께 하면서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항상 긍정적인 자세가 중요하다던 주요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소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싶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믿음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얘기들이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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