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나 말도 시대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는 걸 이러한 고전을 읽게되면 대번에 알게된다. 착착 감기는 어감보다는 낯설고 구수한 말이 되버린다. 그 시절에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말이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시대에 맞는 언어를 쓰게 된다. 방언같기도 하고 생소한 어휘들이 불쑥 튀어나온다. 참말로 어색한 느낌이 드는 걸 어쩔 수 없는보다. <다시 읽고 싶은 한국 베스트 단편소설>은 교과서에서 익히 알고 있는 단편소설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런 시도가 출판계에서 일어나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우리나라 문학의 토대를 우린 소설를 재조명해볼 수 있는 건 좋지만 세계문학에선 종종 볼 수 있는 해설이 생략된 점은 아쉬기만 하다. 이상의 날개는 해석이 난해하기로 알려진 소설인데 해설이 전혀 없으니 그냥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작가의 연보는 앞날개에 실린 것이 전부인데 지면을 좀 더 할애해서 넣을 수는 없었을까?
작가들의 출생년도와 사망년도를 보니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서 일찍 요절하신 분도 있고 대부분이 60세를 넘기지 못한 채 단명한 것은 문학사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조금 더 오래 살아서 많은 작품들을 남기지 못한 때문이다. 책에 실린 작품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국어시간엔 참고서를 옆에 둔 채 시험에 나올 만한 문장을 열심히 해부하면서 하나하나 분석하듯 읽기에 바빴다. 숨겨진 의미는 무엇인지 제대로 책은 읽지는 않고 시험을 위한 공부만 해온 것이다. 중고등학생들은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은 원문 그대로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문학은 이렇게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읽으라는 뜻에서 해석이 빠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기교를 부리지도 않고 문장은 간결하며 글에서는 친근감마저 느낄 수 있는 것이 한국문학의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미 성년이 된 사람들에겐 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한가지 생각해볼만한 것은 우리들이 명작, 고전을 얘기할 때 <죄와 벌>,<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파우스트>같은 세계문학만을 떠올리지 않고 한국문학의 다시 읽는 의미에서 이런 시도들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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