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가 이끌어주는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부모의 선택에 따라 아이의 진로나 성격이 정해지는 셈이다. 아이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부모가 만들어준 환경 속에서 자라난다. 이제 아이가 커가면서 또 사춘기가 오게 되면 자신의 지금 이렇게 된 이유가 부모 탓이라며 등을 돌리는 때가 온다. 그 사이에 서로 상처가 되는 말을 주고받기도 하고 부모는 신경질을 다 받아들이고 속으로 삼키게 된다. 이 책은 부모와 자식의 감정을 치유하기 위한 실질적인 처방전을 내려놓고 있다. 저자는 토크쇼에서 전문가나 치료사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얘기들은 단편적이고 피상적이라서 별 도움이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 우리는 이미 아침방송이나 무언가족과 같은 스페셜 프로그램, EBS 다큐프라임에서 다룬 내용들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익히 알고 있지만 막상 내게 그 상황이 닥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모를 때가 있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지만 정말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아이 둘을 낳았을 때 모두에게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 옳다는 걸 알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아무래도 내가 낳은 자식이지만 아이 성격에 따라 마음이 더 가는 자식이 있게 마련이다. <엄마 마음을 왜 이렇게 몰라줄까>는 굳이 엄마에 국한되어서 하는 얘기는 아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다양한 상황을 사례를 통해 설명해주면서 피해야 할 일과 노력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는지 체크리스트처럼 꼼꼼하게 나와있다. 지금 당장 여기에 있는 내용을 비교하면서 써먹을 수는 없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가상으로 내가 부모의 입장이었다면 이렇게 말 안 듣는 아이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 고민하게 되었고 내가 자라온 과정 속에서 부모에게 받은 영향과 부모의 선택을 따르고나서 후회되었거나 아쉬웠던 기억들도 스쳐가듯 흘러가기도 했다. 아마 없는 가정에서 가르치느라 많이 힘들어했을 것이다. 자식 뒷바라지 하는 게 쉬운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역으로 부모의 마음과 고민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부모 혼자 읽는 책이 아니라 자식도 함께 읽으면서 둘 사이에 놓인 장막과 앙금, 오해를 푸는 계기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 결국 둘 사이에 놓인 벽을 없애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은 책에 나와있는 내용처럼 부모는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에게 소홀했던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해야 할 부분도 모두 털어놓아야 한다. 차마 말로 꺼내기 힘들다면 편지를 적어서 아이에게 건네주자. 아이도 부모의 솔직하게 인정할 때 당장은 아니지만 서서히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관계가 회복된다. 오히려 내홍을 겪고 난 후에는 둘 사이의 관계가 더욱 좋아지게 된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상처는 아물게 되고 자식은 자신의 문제로 인해 부모가 아파하고 힘들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 깨달음 후에는 부모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게 되고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는 회복될 것이다. <엄마 마음을 왜 이렇게 몰라줄까>는 가족간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기 위해서 가족 구성원이 필독하길 권하는 책이다. 자식 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당장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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