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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완전변태




완전변태는 이외수 작가가 9년만에 펴낸 소설이다. 장편소설은 아니고 짧은 단편들을 묶어서 펴낸 책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술술 읽히는 책이기도 하다. 글마다 호흡이 짧다보니 문체만큼이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작가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같은 전개는 쉴새없이 몰아치다가 뒷통수를 치는 반전으로 다시 꼽씹어보는 맛이 있다. 짧은 단편마다 사회에 만연한 병폐들을 우회적으로 실랄하게 비판하면서도 유머코드는 잃지 않는다. <완전변태>라는 제목은 단편소설 중 하나인데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가뜩이나 정부나 기업에 대한 불신과 회의감으로 그닥 유쾌하지 않은 시기인데 재미있게 읽다보면 한 편으론 씁쓸하기까지 했다. 극장에서 나오는 길에 부랑자들끼리 엉켜 지하철 앞에서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는데 사나운 눈빛과 단단한 체격에 압도되어 내게 불통이 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모른 척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누구하나 그들을 말리는 사람도 없고 멀리서 구경하거나 신고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전부였다. 우리는 이렇게 내 자신이 현장에 놓이게 되면 자신의 안전부터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소나무에는 왜 소가 열리지 않을까', '청맹과니의 섬', '해우석', '완전변태', '새순', '명장', '파로호', '유배자', '흉터', '대지주'까지 총 10편의 짧은 단편소설들로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병폐들을 하나하나 소설의 형식을 빌어 유쾌하게 쓴 책이다. 아들이 판검사가 되길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은 출세지상주의로 꼬집는데 사법고시 패스를 바라며 먼 길을 떠나는 아들에게 잘린 새끼손가락을 상자에 담아 건네주는데 그 덕분이었을까? 3년만에 사법고시를 패스하게 된다. 근데 한 노인을 만나 '밤나무에서는 밤이 열리고, 배나무에서는 배가 열리는데 소나무에서는 왜 소가 열리지 않느냐'는 말장난같은 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건넨 말은 '법나무에는 왜 법이 열리지 않느냐'는 것이다. 오직 출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청년은 법이 곧 불교에서 말하는 도를 말하는 사실을 알고 쇳덩이를 짊어진 듯 무겁게 집으로 돌아간다. 워낙 가벼운 듯 그 안에 담은 메세지가 귀에 쏙 박혀서 오랜만에 읽는 이외수의 글임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요즘처럼 마음이 무거울 때 더욱 반가운 책이었다.


[출처] [소설] 완전변태|작성자


 팜므



완전변태

저자
이외수 지음
출판사
해냄출판사 | 2014-03-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삐뚤어진 세상에 던지는 이외수의 진실적인 변태 이야기꿈꿀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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