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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상실 수업 :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




이번 세월호 사건처럼 대형참사가 벌어진 후에는 큰 상실감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시대를 지나오면서 특별한 규제나 원칙없이 지어진 건물들이 부실시공으로 무너져내리고 관리자들의 안전관리와 비상상황에 대한 대처 미흡으로 인해 화를 키운 경우가 많다. 그 참사를 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한순간 죽음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아무런 잘못도 없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 애인, 친구들과 영원히 만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들을 떠나보낸 남겨진 사람들은 크나큰 상실감을 겪게 된다고 한다. 평생 지우지 못할 아픔으로 얼마나 힘들어할 지 사랑하는 애인과 이별한 뒤에 느끼는 슬픔은 비할 바가 못될 것이다.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기 때문에 그런 사실을 모두 부정하게 된다. 이런 사건을 저지른 당사자 뿐만 아니라 실종자 구조나 수색을 신속하게 진행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분노로 절규한다. 시간이 흐른 뒤 타협과 절망, 수용의 단계로 접어든다는 것이 바로 슬픔의 다섯 단계인데 이는 차례차례 단계별로 겪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올 수도 있고 복합적으로 섞이기도 한다. 


<상실수업>은 바로 위의 경우처럼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남겨진 가족들이 상실감을 서서히 치유해나가면 과정에 관한 책이다. 여기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우리가 상실을 겪은 후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을 어느 날 갑자기 볼 수 없게 된다면 이를 누군가 치유해서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혼자 힘으로는 그 터널에서 빠져나오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지 알 수 없다. 간혹 뉴스로 전해듣는 소식 중에 연애인들의 자살을 듣게 되면 그를 사랑했던 팬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한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결코 지우지 못할 기억이다. 그래서 정신심리적으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꾸준히 치유해나가야 한다. 지금에서야 그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할 수 있게 되었지만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제대로 된 개념도 없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몰랐다. 우리들은 마치 살아있는 이 순간이 영원할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다. 모두가 스치는 순간들이고 모두가 잠깐 있다가 사라지는 신기루일 뿐이다. 


<상실수업>을 읽으면서 중요한 것은 현재 있는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곁에 있는 사람들을 아낄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주변에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내보낸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을 치유하고 다독거려 상실의 깊은 늪에서 아픔을 털어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책이다. 지금 이 시기에 우리들은 상실수업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상실수업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출판사
인빅투스 | 2014-05-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20세기 최고의 정신의학자,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 [타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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