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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한국미술, 전쟁을 그리다 : 화가들이 기록한 6.25




한국전쟁은 이념으로 서로 갈라진 동포들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비극적인 전쟁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군인들 뿐만 아니라 무고한 시민들까지 처참하게 전쟁의 화마 속에서 죽어가야 했다. 이미 영상, 사진 등을 통해 기록물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전쟁을 미술작품으로는 볼 기회가 없었던 듯 싶다. <한국미술, 전쟁을 그리다 : 화가들이 기록된 6.25>는 한국을 이끈 예술가들이 남긴 작품 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라는 잣대로 판단하던 시기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대가들의 삶 또한 기록하고 있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전쟁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근현대사에 있어서 유독 6. 25 전쟁의 현장을 남긴 예술작품은 드물었는데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불과 3일만에 서울이 함락되었고 미 연합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진입하지 않았으면 수개월 내 패배할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 당시 문화재를 빼돌리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하는데 미쳐 알지 못했던 사실도 새롭게 알 수 있었고, 화가, 작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위험천만했던 낙동간 전선과 거제도 포로수용소 등 전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점들을 그림과 사진으로 남긴 그들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도 있었다. 다시는 있어서는 안되는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로써 진실에 다가설수록 차마 외면하기에는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때문에 마음이 괴롭기만 하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으며, 전쟁이라는 명목 하에 무고하게 희생당한 사람들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시간이 흘러 벌써 64년전의 사건이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들 주변에 남겨진 흔적들이 있다.


이 책은 6. 25 전쟁의 참상을 화가들이 화폭에 그린 작품과 사진작가들이 찍은 사진들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다. 우리들의 역사는 그렇게 이름도 모를 누군가가 남긴 유물을 통해 퍼즐조각을 맞추듯 그 당시의 기억들을 되살릴 수 있다. 강대국의 이해관계 속에 아무런 발언권조차 갖을 수 없었던 힘없는 나라에서 이제는 OECD 회원국이자 경제대국이 된 우리나라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근현대사의 기록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군가의 생생한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다.




한국미술, 전쟁을 그리다

저자
정준모 지음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 2014-06-23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혼돈의 시대를 오롯이 살아낸 한국 화가들의 삶!한국 현대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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