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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전원책의 신군주론 : 한국 민주주의의 허구를 꿰뚫는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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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를 보면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한숨만 나올 뿐이고,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 지 모르겠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은 없고 힘의 논리가 전체를 지배하는 사회가 되었다. 지금 <리어왕>의 광대처럼 최고권력자에게 직언을 할 사람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정치철학도 없고 미래의 비전도 확실하게 제시해주지 못해서인가? 비난이든 비판이든 들을려고 하지 않는다면 누가 입 바른 말을 하려고 하겠는가. 이 책은 쓴 저자는 "100분 토론"의 패널을 나와 알게 된 보수논객인 전원책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허구를 꿰뚫는 통찰을 썼다고 한다. 이데올로기의 이분법적인 논리를 배제하고 우리의 정치판을 날카롭게 찌르는 글귀들을 읽을 때마다 통쾌함을 느꼈다. 적확하게 정치권을 지적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왜 잘못은 본인이 저질러놓고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능청스럽게 뱉어내는지 그 의문이 풀렸다. 정치를 하려면 필연적으로 철면피보다 뻔뻔해야 함을 일깨워줬다. 순진하게 자신의 잘못을 곧이곧대로 인정하지 말고 "정치 탄압"이라거나 "정의를 지키기 위해"했다는 식으로 포장해야 한다.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에서 군주가 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썼는데 이 책은 한국 민주주의 속에서 드러난 헛점과 현실을 냉혹하게 꼬집어준다. 현재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의 붕당정치 이래로 여전히 좌우를 극명하게 놔눠서 상대방을 공격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이런 패턴이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 개인의 의견을 말살시킨다. 각자의 의견이 있을텐데 당론을 거부하면 탈당하거나 소수파가 될 뿐이다. 저자는 이를 조직폭력배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한다. 25년간의 군부독재정권을 거치면서 체질적으로 수직적인 권력체계에 익숙해져 있다. 당론을 거부하고 소수파에서 의견을 내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었다. 달콤한 권력의 단맛을 계속 맛보기 위해선 갖은 권모술수가 통용되며 개혁은 꿈도 꾸지 못할 매우 힘든 일이 되었다. 보수든 진보든 그렇게 갈라져서 상대방을 매도하는 일에 집중하다보면 정작 중요한 공동체의 미래는 눈 앞에 보이지 않게 될 뿐이다. 


책을 읽다보면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는 사실에 개탄하는 부분도 있었고, 미래가 걱정되기도 했다. 이런 직언들을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귀담아듣고 개선해나갈려는 의지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건 아무래도 힘든 일일 것 같다. 진정한 보수도 없고 진정한 진보도 없다. 여전히 진흙탕같은 현실은 바뀌지 않고 그대로다. 이젠 고착화되어서 몇십년을 이 상태로 살아가야 하는 건 아닌지. 정치를 포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무엇을 정치에 기댈 수 있을까? 국민들이 투표로 뽑았을텐데 권력은 국민이 가진 것이 아니라 투표로 선출된 그 국회의원이 쥔 것이다. 국민의 대표라기 보다는 당의 일원일 뿐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나은 환경 속에서 살 수 있도록 힘써도 모자를 판에 국회에서 숙면에 빠진 걸 보면 세금도 아까워진다. 오래전부터 국민들은 포기한 것은 아닐까? 선거철만 되면 평소 모르던 사람들이 한 표를 얻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공약을 지키겠다고 하지만 이를 100% 실천한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우리는 삶의 질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싶어한다. 그런 기대를 하면 투표를 할텐데 이 책을 읽다보면 어디서부터 뜯어고쳐야 변할 지 더 미궁 속에 빠져든 기분이다. 현실은 그만큼 잔혹한 법이다.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전원책이 쓴 이 책을 계기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줄 아는 정치권이 되기를 바래본다.




전원책의 신군주론

저자
전원책 지음
출판사
중앙북스 | 2014-10-23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대한민국 대표 보수주의 논객 전원책, 한국 정치의 치부를 파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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