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쓴 저자인 구보 사키코가 여행을 다녀온 나라만 해도 30곳이나 된다. 게다가 유럽, 북중미, 남미,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까지 세계를 한 바퀴 돌 정도로 할 얘기들도 많고 그간 찍은 사진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젊은 여자 혼자서 여행을 떠났으니 그녀가 겪은 여행담은 무엇일지 궁금했었다. 세계여행 베스트 플랜 30이란 부제와 일본에서 세계일주 블로그 랭킹 1위를 차지할만큼 인기있는 블로거의 리얼 여행 가이드라니 책을 읽기 전에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내가 다녀오지 않은 곳을 마음껏 누리다 왔으니 부러운 마음은 한가득이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의문점만 가득남은 책이었다. 아쉬움을 넘어서 무슨 이유로 이렇게 편집을 했는지 원본을 다 남아내지 못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우선 분량이 너무 짧았다. 이 책만으로는 세계 여행에 대한 계획을 잡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저자는 나름대로 귀여운 감성으로 별표를 매겼는데 여행 가이드로써는 충분하지 않다. 대개 낯선 땅을 밟을 때는 지도, 교통, 숙박, 식당,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다 알아도 헤매기 마련인데 자신의 여행을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해 책을 내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 또한 분량이 짧다보니 사진도 매우 작게 모자이크 형식으로 한 장에 집어넣었고 나라마다 몇 페이지 밖에 안되서 그 나라를 알기에는 맛보기 정보 밖에 되지 않는다. 여행자금은 어느 정도가 소요되며 그녀만의 여행 노하우나 에피소드를 듣고 싶은데 단지 개인적인 느낌이 스케치 형식으로 짧게 쓰여져 있어서 블로그에 그녀가 남긴 글만 넣어도 이 정도까지 부실하지는 않을 것 같다.
여행기에 관한 책은 늘 인기가 좋다. 직장생활에 찌든 직장인들은 일상의 삶을 박차고 나와 미지의 세계로 당차게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여행을 하기 위해선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테고 현지에서 어려움이 많을텐데 그 내용은 쏙 빠져 있다. 마냥 신나게 여행하고 즐기다 온 자산가거나 모 업체의 후원을 받아서 줄기차게 세계를 여행을 갔다오면서 멋지게 사진도 찍고 인생을 마음껏 즐긴 자의 여유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과연 같은 여자가 읽을 때 예쁜 사진을 보면 부러워만 하다가 책장을 가볍게 넘길 것 같다. 그리고 여행을 다룬 책임에도 판형이 매우 작다. 보통 여행 가이드는 부록으로 지도가 실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그것도 없다. 이렇게 빈약한 정보만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개인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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