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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식당사장 장만호 : 김옥숙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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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사장 장만호는 고단한 서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들어있는 소설이다. 장만호의 실제 모델이 작가의 남편인데 그 경험담이 작품 속에서 더욱 리얼한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하루하루의 삶이 전쟁통이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루를 버텨내며 살아간다. 장만호의 삶이 바로 나였고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인생이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의 모습이다. 어떻게든 거친 삶이지만 이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강인한 사람들이다. 제법 고단한 하루가 매일매일 반복되지만 다가올 미래의 희망을 꿈꾸며 식당일을 한다. 주인공인 장만호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식당일을 하게 된 사연은 그래서 극적이다. 염색에 관해서는 자부심을 가질만큼 뛰어난 기술을 보였던 노동자였지만 노조 위원장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어 재취업이 녹록치 않았다. 그러다 불시의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목숨은 구했지만 다시 예전처럼 염색일을 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깊은 절망 속에서 광안대교에 올라 죽을 결심을 하지만 그때 자신을 붙잡은 경찰과 식당에서 육개장을 게 눈 감춘 듯 먹어치운다. 그때 먹은 따뜻한 육개장 한 그릇으로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은 그는 자신의 다릿값과 맞바꾼 신포커 형이 운영하는 식당을 인수하여 제2의 인생에 도전하게 된다.


비록 허름하고 지저분한 식당이었지만 2천원짜리 숯불돼지갈비 집을 맡으면서 강한 주인의식을 갖게 된 주인공은 처음부터 하나하나 주방을 도맡아 맡고 있는 윤씨아줌마로부터 재료를 선별하는 법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간다. 한 때는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인생의 깊은 나락에 빠졌었지만 식당 일을 맡은 후 의욕적으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한 밥 한 공기와 맛있는 반찬이 가진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식당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사연있는 이야기들은 우리들의 인생이기도 하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우리는 천민자본주의 속에서 돈이 최고의 가치라 배우며 정작 중요한 가치를 애써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이들의 사연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인공 또한 사연 많은 손님을 받으면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닌 손님들에게 소중한 밥 한 끼를 대접한다는 마음자세를 갖고 식당을 운영하게 된 것은 아닐까? 주인공도 식당 사장이긴 하지만 그의 삶이 그동안 하루하루 고단하고 힘들었을테고 이익을 더 많이 봐야한다는 것을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식재료를 허투루 사오지 않았고 더욱 진심을 다해 숯불돼지갈비 집을 운영한다. 


식당 일을 해본 적이 없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고된 직업이다. 주말이면 더욱 바쁘고 12시간 이상 식당에 머물면서 손님을 받아야 하는 일이다. 아침 일찍 좋은 식재료들을 사오는 일도 빼놓아서는 안된다. 그만큼 식당 일이라는 게 힘든 일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희망의 끈을 놓치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힘과 식당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난 후였다. 오늘도 힘든 하루지만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꿈꾸는 서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던 소설이다.




식당사장 장만호

저자
김옥숙 지음
출판사
새움 | 2015-01-0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꾹꾹 눌러 담은 감동 한 그릇!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먹고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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