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대면할 때면 진정한 내 자신을 숨긴 채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어릴 적에도 역할극에 빠져서 그들을 흉내내거나 그런 사람처럼 보일려고 따라했지만 동작이나 행동은 부자연스러울 뿐이었다. 진정한 나를 만나 주체적으로 살게 된 것은 그 후로 한참이 지나서였다. 정체성의 혼란과 무엇이 되어야만 했던 그 당시의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지도 못한 채 시간이 흐르는대로 살아갔었다. 방황하며 떠도는 영혼을 붙잡아 둔 것은 역시 책이었다.책을 읽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만나게 되었고, 내 자신의 주체성을 가질 수 있었다. 희노애락의 온갖 감정이 들어있는 소설은 한 편의 드라마였고, 영화였다.
이 사회는 자꾸 내게 무언가가 되기를 계속 강요한다. 한시라도 허송세월 보내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내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성공이라는 기준과 행복이라는 기준이 물질적이고 사회적 지위의 높낮이로 평가받는 삶에서는 만족을 온전히 누릴 수가 없다. 높게 매달아놓은 기준을 쫓아 쉼없이 뜀박질을 하지만 행복은 더 멀리 달아나버리는 것 같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항상 남들에 비해 부족한 것 뿐이고 충족되지 못한 것들은 더없이 커보이는 결점이다. 전속력으로 달라온 내게 휴식을 주고 싶다. 단 하루라면 긴장감을 풀어놓고 굳이 무엇이 아니더라도 생각을 비운 채로 시간을 보내도 괜찮다며 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100세 시대를 바라볼만큼 기대수명은 길어졌다. 계속 자기계발을 함으로 인해 생존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나에게 보내는 편지>는 요즘 시대에도 통하는 조언을 전해준다. 하지만 워낙 많은 자기계발서들과 명언집들이 쏟아져나온 상황에서는 바로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충분히 명상하면서 읽어야 함에도 그 뜻을 다 헤아리기에는 조급한 마음에 지나쳐버리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진정한 나와 대면하게 된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옳다고 여기는 일을 향하여 용기있게 한 발씩 옮기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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