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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방랑(Er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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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방랑은 정한 곳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닌다는 말이다. 어디론가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도 아니고 사진 작품을 찍기 위함도 아닐텐데 이 책을 쓴 레몽 드파르동은 방랑을 선택한다. 보도사진 찍는 것을 싫어한다는 그는 자유롭게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틀에 박히지 않은 사진을 찍는다. 찍을 때 원칙은 세로로 흑백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래서 독특한 판형으로 된 책으로 나왔다. 프로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라서 다른 것일까? 방랑하기로 결심하고 떠난 길엔 삶에 대한 사색과 누군가에게 알려져야 할 사진이 아닌 마음과 느낌이 시키는대로 찍은 사진이 남아있다.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겪은 경험담도 생생하게 들려주는데 사회 제도에 얽매이지 않은 홀가분함 때문일까?


"사막에서, 걷고 생각하고 하다 보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곰곰 생각하게 된다.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빗나간 것들이다."


우리 삶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은 삶. 자신이 원하고 하고자 했던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자신이 살던 환경과 다른 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을 그도 일이 아닌 방랑의 길을 통해 마음 깊은 곳에서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 같다. 사진통신사 <감마>의 창립 멤버이자 <매그넘> 잡지의 회원이고, 종군사진작가, 인물사진가로 명성을 떨친 전설적인 인물이다. '국가 사진대상', '세자르 단편영화 최고상', '루이 들뤽 상' 등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영화감독이며, 2010년 프랑스 정부가 선정한 '올해의 문화 인물'인 그는 일상적인 삶에서 벗어나 방랑을 통해 사진과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떻게보면 우리도 일상이라는 안전한 틀에서 지내고 있지만 늘 방랑을 꿈꾼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싶기도 하고, 더 늦기 전에 뭔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있다. 고도로 현대화될수록 깊이 사색하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성찰할 시간이 부족하다. 짧은 찰나의 시간의 명상으로는 뭔가를 깨닫기엔 턱없이 모자르다. 이 사회의 안전망에서 풍족한 삶을 영위하며 살아가려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것을 성숙이라 부른다. 내가 가는 길과 가야할 길과 가고 싶은 길은 다를텐데 잠시 빗겨가는 건 대단한 모험이 되고 위험요소를 떠안은 결정이 되고 만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잠시 두렵지만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찾고 싶다. 이 긴 바랑의 끝에서 진정한 나와 마주하고 싶다. 뭔가를 더 많이 가져야만 행복한 것이라 굳게 믿었던 신화를 벗겨내고 아무것도 제 것으로 삼지 않고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몸과 마음이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방랑의 깊은 뜻은 사람에게서 아무것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한곳에 마음을 빼앗기지도 않는다. 방랑자는 지나가는 사람이다. 아무것도 제 것으로 삼지 않는다. ... 지배하는 시선도, 관찰하고 개입하는 시선도 아니다. 완전히 다른 시선이다. 





방랑(Errance)

저자
레몽 드파르동 지음
출판사
포토넷 | 2015-03-15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내가 선 자리를 알 수 없을 때,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나를 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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