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로 줄곧 듣던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가 책으로 나왔다. 바로 이작가인 이동형 씨가 진보와 보수 양진영에서 핫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 한 내용을 <이이제이 이작가의 수첩>이란 이름으로 펴낸 것이다. 요 몇 년새 진보와 보수 양쪽으로 나뉘어서 첨예한 문제에 대하여 갈등과 분열이 좀처럼 봉합되기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진정한 진보도 진정한 보수는 없고 각자의 이권과 주장만 내세울 뿐 공동의 이익은 뒷전이다. 내 주장의 반대편은 적으로 생각하는건지 언론이나 인터넷상에 보이는 모습은 극한에 다다른 흥분된 모습 뿐이다. 그래서 요즘 정치 관련 뉴스를 보면 짜증이 확 밀려온다. 과연 국가와 국민을 생각이나 하고 있는건지 궁금해지고 하다. <나꼼수> 이후로 팟캐스트 방송이 붐을 이루었고 또한 종편 이후로 대안언론, 대안방송이 생겨났다. 우리는 공중파 TV나 종편 뿐만 아니라 대안언론을 통해 다양한 뉴스와 소식을 취사 선택할 권리가 있다. 누구의 주장이 옳고 그리다 이전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을 원하는 것이다.
이 책은 8명의 사람을 만난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내었다. 수많은 이슈와 논란(?)을 불러오고 있지만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속시원하게 긁어주는 면도 있다. 책 뒷편에 인터뷰 내용 중 인상적이다 싶은 말들을 다 짚어낸 듯 싶다. 나쁜 것들에 대해서는 정면돌파해서 없애버려야 한다거나 지금은 "정치 과잉"의 시대가 아니고 "정치 뉴스 과잉", "정치 평론 과잉"의 시대라는 진단. 몰상식과 상식 정도는 구분해서 사는 것이라는 말은 되짚어볼만한 이야기다. 언제쯤이면 다수의 행복이 실현될 수 있는 사회가 올까? 소수의 의견이 존중받고 권력 앞에 약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 세상. 어릴 적엔 꿈꿔오던 세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세상의 참모습을 마주하며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국가의 형성과정부터 경제 주권의 실상들은 참혹하고 부끄럽기 이를 데가 없었다.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는 운동 경기장 내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거짓말하지 않고 착하고 바르게만 살면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살다보면 억울한 일도 당하고 누군가의 간사한 속임수에 넘어가 사기 당하기 쉬운 세상이다.
굳이 진보와 보수 양 진영으로 나뉘어서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 이작가도 준비된 대본이나 멘트없이 만나면서 한 내용이기 때문에 그들이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라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읽었으면 좋겠다. 옳고 그르다 전에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줄 아는 것이 바로 지성인의 몫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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