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지쳐버릴 때면 어디론가로 멀리 떠나서 낯선 환경에 나를 던져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인생의 즐거움을 온전히 만끽하고픈 나라 중 하나가 바로 스페인이다. 람블라스 거리를 온종일 활보하고 싶고, 가우디가 만든 구엘 공원과 까사 바뜨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도 매일 찾아가고 싶다. 온갖 상상력이 도시 전체를 휘감고 있는 바르셀로나는 말 그대로 꿈이 현실화된 도시다. 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하는 곳, 까딸라냐 음악당은 동화처럼 아름답고 몬주익은 바르셀로나 축구 경기장이 있는 곳이다. 책에는 400장의 스페인 곳곳을 찍은 사진을 수록하였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얼마나 많은 곳을 찍었을까? 보는내내 아름다워서 감탄만 하게 된다. 당장이라도 스페인으로 떠나고 싶다. 낯선 이방인에게는 모든 것들이 다 새로워 보이기 마련이다. 왠지 다시는 못올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에 더 아쉽다.
<바보엄마>라는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다. 저자가 스페인으로 간 이유는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싶어서 12개의 도시를 정해 떠난 것이다. 단지 관광하기 위한 여행이 아닌 각 도시마다 둘러보면서 내 자신을 치유하기 목적이 강한 듯 싶다. 저자에게 많은 상처가 있고, 삶의 어려운 질곡을 넘기기 위해 아는 사람도 반겨주는 이 없지만 스페인이라면 마음의 상처가 나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많은 소설을 펴냈는데 그 소설로도 자신에게 쌓인 마음의 아픔은 누구도 치유해주지 못하나보다. 스페인 여행 하느라 쓴 돈 때문에 몇 달은 쪼들리며 살아야하지만 자유에 대한 대가치고는 괜찮다고 한다. 여행을 통해 행복했고, 여행을 추억하며 행복할테니. 그런 기억을 나 역시 갖고 싶다. 직접 걸으며 본 것과 책으로 만나는 것은 역시 다르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저자의 감성어린 글과 만나게 된다. 단지 스페인을 둘러본 것만 아니라 각각에 담긴 사연과 인물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지금 내게 누군가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그런가라는 말로 되물을 것 같다. 자유롭지도 않고 마음이 평온하지도 않다. 온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쁨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겨야 하는데 그저 사니까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던 삶, 꿈꿔오던 미래, 온전히 자유한 세계 속에서 살고 싶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스페인은 그걸 찾게 해줄 것 같다. 정열의 도시이자 많은 아픔을 품은 곳. 스에스타라는 문화가 있으며 삶의 멋과 낭만을 온전히 누리는 곳. 내겐 스페인은 눈부시게 빛나는 곳과 같다. 저자가 자신을 찾기 위해 떠난 것처럼 기회가 되면 찾아보고 싶은 나라가 바로 스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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