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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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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저자는 직장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라면 부러워할만한 꿈을 이룬 분이다. 섬을 소유했다는 건 억만장자 갑부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필리핀의 카오하간 섬을 얻은 그는 인생의 후반부를 이곳에서 보낼 작정으로 53세에 완전히 회사에서 은퇴한 뒤 90년대 말에 집을 완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섬 생활을 시작한다. 하긴 일본도 섬나라이긴 하지만 체감상 카오하간 같은 섬이 소박하고 작은 섬같은 느낌을 주나보다.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에메럴드 빛 바다와 아름다운 노을빛으로 물든 석양을 바라보는 휴양지를 매일매일 일상처럼 생활하는 것이 아닌가. 지리상으로는 완벽하게 떨어진 섬이 아니라 배를 타고 갈 수 있는 막탄 섬이 옆에 있으며 그 섬에는 막탄 공항도 있다. 어느 정도 도시에서의 생활은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처음 이 책을 보고 반한 건 바로 표지였다. 저 표지 속 그림에서 저자가 살고 있는 집이 아마 오른쪽 아래쪽에 일본식 전통기와로 만든 공간일 것이다. 


어떻게보면 호사스러운 생활이다. 급할 필요도 없고 생활이 느긋하며 어슬렁 돌아댕기기 좋다. 편안한 마음으로 글쓰기도 하고 피곤할 때는 해먹에 몸을 뉘여 잠을 청해도 된다. 하루가 꽉 짜여진 일정에 따라 긴장감 속에 일하는 직장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고 분주한 일상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출퇴근하지 않아도 된다. 돈에 대한 소유욕을 버리도 되며 시기나 질투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 진정한 행복과 풍요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리는 늘상 남과의 비교를 통해 행복의 기준을 찾곤 했다. 제목에서 보듯 도시와는 달리 아무 것도 없지만 마음만은 그 어떤 물질보다 풍족한 생활일 듯 싶다. 이 책은 저자가 카오하간 섬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야기를 덤덤하게 담아낸 책이다. 


섬 주민들은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대개의 병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적으로 치료해버린다고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연 속에서 살기 떄문에 마음에 묻어둘 고독과 무력감을 느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 암에 걸려 귀촌생활을 선택한 사람들이 식이요법과 자연 속에 살며 암을 치유한 것과 같은 이치다. 도시에서 생활은 문명의 이기로 편리하게 모든 걸 누릴 수 있지만 그 반대로 마음의 병이 깊다. 번아웃 증후군, 우울증, 외로움은 바로 도시에서만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아도 주어진 것에 만족하면서 매일매일 행복을 누리는 이들처럼 언젠가 나이가 들면 자연으로 돌아가 살고 싶은 바램이 모두 담겨있어서 잠시나마 카오하간 섬에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

저자
사키야마 가즈히코 지음
출판사
콤마 | 2015-04-3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회사를 그만두고, 산호초로 둘러싸인 작은 섬에서 새로운 인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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