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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불타는 반도 : 윤규창 항일 대하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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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반도>의 시대적 배경이 된 시점은 동학혁명 전후인 듯 보인다. 무려 5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의 항일 대하소설로 문체를 보면 알겠지만 자신의 제자와 같은 나이대 학생들이 두루 읽어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되도록 쉽게 썼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에서 대화가 아닌 지문을 '~습니다'로 맺는 것이 어색했지만 어느새 '진스칸'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역사 속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진스칸'은 순종 진돗개인데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다소 과장된 묘사가 나온다. 어찌 짐승이 사람의 말을 다 알아듣고 움직일 수 있을까? 이장식은 일찍이 진스칸의 총명함을 알아본 후 그가 익힌 무술을 진스칸에게 전수하는데 훈련하는 걸 보면 사람보다 낫다. 유난히 이장식과 그의 딸 서희를 잘 따랐는데 이야기는 진스칸이 만나는 사람들과 그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조선의 처참한 현실을 보게 된다. 


구한말 탐관오리들이 득세한 걸 보면 얼마나 말단 관리까지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는지 볼 수 있다. 특히 동학 혁명의 단초를 제공한 조병갑이라는 자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여가며 농민들에게 세금을 과다하게 부과하였다. 세금이라는 것은 그들이 재배한 쌀이었는데 지금 당장 굶고 있는데도 마구잡이로 세금을 거두고 세금이 없는 자는 곤장을 떼리는 등 온갖 패악을 자행한 자다. 백성을 생각하기에 앞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급급한 관리들 때문에 조선이 망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기득권층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라를 팔아서라도 힘있는 일본에 붙는 것이 자신에게 이롭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조선의 현실을 이장식과 진스칸을 통해 고발한다. 이 책은 꽤 동학혁명이 일어난 과정들이 역사와 일치할만큼 모든 인물들이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읽는 이로 하여금 현장감을 느끼도록 하기에 충분했고, 부패하고 무능한 관리들을 쳐부술 때는 통쾌함과 짜릿한 맛까지 느낄 수 있다. 동학혁명을 일으킨 전봉준 교수 편에 선 이장식은 자신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직접 눈으로 목도하고 진스칸과 함께 조병갑을 비롯한 탐관오리들을 징벌하지만 이에 위기감을 느낀 조정이 일본군을 끌어들이는데 동학군은 화력에 절대적으로 앞선 일본군에 맞서 치열하게 싸우지만 결국 패배하고 만다. 이 과정에서 이장식은 일본군에게 죽임을 당하고 진스칸은 그 전란을 빠져나와 서희에게 돌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일본에 의해 서서히 몰락해가는 과정들을 담고 있다. 이미 일본군을 끌어들인 순간보다 조정의 기능은 상실하였으며, 일본에 의해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일본에 붙는 약삭빠른 앞잡이들이 등장하고 일본의 첨병 역할로써 소임을 다한다. 얼마나 바보스럽고 통탄할만한 일인가. 조선관군은 누구의 편인가? 자신의 백성에게 총칼을 겨누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참극은 이미 예견된 일이 아니었을까? 처참한 조선의 현실 앞에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과거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오늘은 결코 미래가 밝지 않음을 암시한다. 같은 일은 되풀이되어 일어날 것이며, 우리의 역사를 망각한다면 미래도 없다. 이 책을 쓴 목적이 역사적 사실을 일꺠우고 잘못된 현실을 외면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바꾸기 위해 앞장 선 동학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런 좋은 취지는 참 좋았는데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일관되지 못한 호칭, 간혹 보이는 띄어쓰기와 오타 문제, 문장을 읽을 때면 어색한 어감이 거슬린다. 내 생각에는 전체적으로 교정과 교열을 거쳐서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는데 충분한 검수를 거치지 않은건지 그런 부분은 감안하고 봐야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요즘 청소년들이 역사를 제대로 모르는 안타까움에 썼다고 밝혔는데 이 책을 통해서 역사에 재미를 붙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불타는 반도 세트

저자
윤규창 지음
출판사
밥북 | 2015-05-2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조선 말기를 배경으로 사실에 재미를 더한 항일 대하소설]『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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