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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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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다. 책 표지에도 상당히 공들인 흔적이 보이는데 띠지에는 분명 데이지가 새를 들고 앉아 있는데 띠지를 벗겨내자 덩그러니 혼자 남은 의자 위에 새 한마리만 남겨진 그림은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만 같다. 아직 한창 사랑스러운 나이인 스물일곱살의 데이지. 다 나은 줄로만 알았던 그녀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유방암이 재발한 것이다. 유방암을 이겨내기 위해 케일과 같은 채소로 매일매일 주스를 만들어 먹고,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했는데 이제 몇 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는다. 단지 손더스 선생님이 다른 사람과 착오를 일으켜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제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아들어야만 한다. 그에게는 제일 친한 친구 케일리가 있고 의사 겸 박사과정을 밝으며 앞길이 창창한 잭과 결혼하여 같은 집에서 산다.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행복한 순간들이 온 몸으로 전이된 암으로 인해 언제가 내가 죽게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무섭고 두려기만 하다. 누구라도 내가 그런 암 판정을 받고나서 시한부 선고를 받아야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데이지와 잭은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행복한 생활을 하는 부부다. 분명 심각한 내용임에도 <비포 아이 고>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촥 가라앉지는 않아서 좋다. 적당히 유머러스하면서 현실적인 대화와 생각들이 더욱 감칠맛나게 해준다. 데이지는 이미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되지 않음을 직감하고 내가 떠나면 혼자가 될 남편을 위해 남편의 아내가 될 사람을 찾는다. 서로 궁합도 잘 맞았는데 글을 읽다보면 절로 엷은 웃음을 짓게 만든다. 으레 부부끼리는 터 놓고 지낸다고 성에 대해서도 꺼리낌이 없고 서로의 단점을 덮어주며 아껴주는 부부라서 책 후반부에 찾아올 운명의 순간은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데이지 외에는 별다른 것 없는 일상이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찾아오고 또 삶은 계속되는 사람들과 다르게 데이지는 하루하루가 마지막이며, 곧 세상을 떠나야 할 운명이다. 데이지의 장례식이 지난 후 1년 뒤 모습이 나오는데 괜히 내 마음 구석이 허전한 것 같고 유쾌한 목소리의 데이지의 빈자리가 커 보였다. 읽고난 후에 느끼는 아련함과 그리움이 잘 표현된 책이다.


콜린 오클리의 데뷔 소설이라고 하는데 일단 너무나도 재밌어서 책장이 빨리 넘어간다. 데이지와 잭의 매력에 충분히 빠질만한 소설이다.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보통 시한부 인생을 다룬 영화를 보면 끝까지 울고불고 짜면서 슬퍼하는데 비해 이 소설은 대화마저 티격태격한다. 오히려 그래서 더 마음 한 켠이 아린 듯 싶다. 우리는 살면서 오늘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삶은 영원하지도 않고, 영원할 수도 없는데 우리는 마치 영원할 것처럼 오늘을 버리고 내일을 기다린다. 가까이 있는 사람의 소중함과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꼭 읽으라고 추천할 수 있는 소설이다!




비포 아이 고

저자
콜린 오클리 지음
출판사
아르테 | 2015-07-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저자인 콜린 오클리는 '뉴욕타임스', '마리클레어', '우먼스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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