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에 오래 살다보면 개업과 폐업이 부지기수로 일어난다는 걸 알게 된다. 불과 몇 년 혹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개업했던 곳이 다른 간판으로 바뀌는 걸 보고 분명 먹자골목 초입과 사거리라는 입지조건도 좋은데 왜 자주 바뀔까라는 궁금증도 있어서 꼭 자리만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반면 어느 곳은 몇 십년 동안 한 자리에서 줄곧 장사를 이어오는 곳을 보면서 어떤 노하우가 있길래 오랜 시간이 흘러도 끊임없이 손님들을 끌어모으는지 궁금했다. 몇 달 동안 맛집을 두루 찾아다니면서 유심히 지켜보는 것이 있다. 인테리어와 동선, 식기와 직원들의 친절도를 따져보게 된다. 음식은 당연히 깔끔해야 한다. 자주 보다보면 장단점이 눈에 들어온다. 어떤 곳은 비쥬얼과 양으로 승부하는 반면 어떤 곳은 분명한 컨셉을 갖고 자신들에 통제하기 편한 구조로 장사를 하는 곳을 보게 된다. 서빙하는 종업원 없이 오픈 주방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곳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매장 입구에는 자동판매기를 설치해두고 손님들이 편하게 반찬을 꺼내 먹을 수 있도록 각 테이블마다 반찬통을 세팅해 놓는다. 일식집처럼 선반 위에 조리된 음식을 놓으면 손님이 먹고 난 뒤 셀프로 반납할 수 있으니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만약 창업하게 된다면 이 방법을 적극적으로 연구해볼 것 같다.
창업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외식업은 음식에 본인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물론 직접 조리할 줄 알아야 하며, 손님에게 팔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근데 이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보통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놓치는 부분들이 많다. 그리고 대개 자신의 전문분야들이 아니다. 일일이 챙겨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걸 창업 후에 알게되는 경우도 많다. 분명 이 책은 외식업에 뛰어들 예비창업자들이 체크해봐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짚어주고 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무작정 뛰어드는 창업자들에게 그럴거면 아예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외식업이 처음인 사람이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프랜차이즈점을 개설하는 것인데 믿을만한 업체인지 내가 자신있게 뛰어들만한 업종인지 꼼꼼하게 선별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한다. 최근 갑질논란으로 뜨거웠던지라 사실 무턱대고 프랜차이즈를 연다는 게 께름찍하긴 하다. 방송에서 보던 것처럼 밀어내기식으로 물량을 주지는 않을지. 아니면 갑자기 재료조달을 끊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래서 창업 준비부터 업종 선정, 입지 선정, 인테리어, 마케팅, 종업원 관리, 상품 관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부분에서 컨설팅을 해준다. 창업을 결정한 뒤에 막막할 수 있는 부분을 속시원히 알려주기 때문에 예비창업자들이거나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이다.
창업이 성공했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단기간에 대박을 노리기 보단 이 직종으로 오랫동안 장사할 각오로 1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어떤 업종에서 베테랑이 되었을 시점이 5~6년을 지났을 때인데 조급하게 서둘러서 될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손님을 끌어모을 생각을 해야 한다. 장사가 왜 안되는지 원인 분석을 하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결점을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장사가 잘 되면 일이 재미도 있는데 손님이 뚝 끊기면 일할 의욕이 떨어지기 떄문이다. 폐업 리스크를 줄이는 체크리스트를 꼭 읽어보고 반짝 아이템이 아닌 오래갈 수 있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창업박람회에 가보면 수많은 프랜차이즈들이 있지만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반드시 비용누수를 줄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면 길이 보일 것이다. 준비를 철저하게 한 만큼 성공할 기회도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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