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날 때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 있다. 그건 전통 재래시장으로 그 지역의 분위기와 특산물을 알 수 있어서다. 시장에 가면 군것질하기 좋고, 길거리 음식에서부터 숨겨진 맛집까지 다양하다. 워낙에 다양한 먹거리들이 많아서 군침을 돌게 만든다. 몇몇 도시들의 유명 시장들은 대부분 돌아다녀봤다. 가장 알려진 곳은 부산 국제시장, 깡통시장, 자갈치시장인데 여긴 한 곳에 모여 있어서 없는 것이 없을만큼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킬 수가 있다. 시장은 각 지역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로 늘 북적대고 활력이 넘친다. 그래서 여행길에 들르는 시장은 내겐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시장이 두근두근>은 1권 2권으로 나뉘었는데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전국의 전통시장을 알라는 데 있는 것 같다. 저자가 발품을 팔아가면서 일일이 돌아다녔을 시장마다 사연과 역사가 있고 많은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듯 싶다. 예전에 시장이 갖는 이미지가 그리 좋지 못했지만 지금은 시장도 나날이 변모하면서 가판대와 통로가 눈에 띄게 깔끔해졌다. 대부분의 시장은 천장을 두른 곳이 많아서 비나 눈에 와도 쇼핑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어느 시장에선 휴게소까지 마련되어 있어서 잠시 다리가 아프거나 쉬고 싶다면 언제든 찾아가 차도 마시면서 쉬었다 가면 된다.
서울에도 정말 많은 시장들이 있지만 2권을 먼저 찾은 이유는 광주와 부산을 제외하곤 대부분 못가본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중에 대전이나 대구, 제주를 방문할 때는 이 책에 나온 시장에 꼭 들러보기 위해 읽게 되었다. 시장은 어르신들의 5일장을 보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전부 남부시장처럼 청년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전통 재래시장에는 많은 추억과 재미가 담겨 있다. 백화점처럼 빵빵한 에어컨이 나오지 않고 추위를 막아주지 못하지만 그래서 시장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되고, 단골 손님에게 덤을 얹여 주는 정과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항상 시장에 가면 즐겁다. 볼거리들이 많기도 하지만 내가 살아있는 이유를 찾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처럼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시장을 보면서 이젠 기존에 갖고 있던 시장의 이미지는 버려도 좋을 듯 싶다. 청년들이 자신이 만든 물건을 길거리 가판대에 진열해서 팔거나 뭔가를 계속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시장이 가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언제나 사람들이 찾아오며 조금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색을 가진 명물 거리처럼 시장도 각자 특성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시장 이름을 대면 그 시장이 무엇으로 유명하고 주로 무엇을 파는지 알 정도이니.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사라져가는 시장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오랜 전통을 가진 시장은 남겨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은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더 많은 일자리와 생계를 유지시켜 주는 곳이기도 하다. 책에 사진 사진을 볼 때면 들썩거리는 시장의 풍경이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다. 앞으로 시장의 다양한 변신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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