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대평원을 누볐던 우즈벡 민족의 영웅 서사시를 담은 책을 읽게 되었다. 소수 민족의 역사나 문화를 접해볼 기회가 많이 없는데 그 낯설음을 제외하곤 충실하게 번역을 해준 덕분인지 마치 구전문학을 읽듯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중앙아시아의 민족들을 대개 유목민들이다. 말을 타고 대평원을 누비면서 생활을 했던 이들은 강인한 민족성을 갖고 있으며 가족에 대한 애착을 누구보다 강하다. 이 책 초반부에 겨우 일곱 살된 하킴-베크에게 알파미시란 칭호를 부여하는데 하킴-베크는 어릴 때부터 14바크만에 달하는 청동 활을 들고 화살을 자유자재로 쏠 정도로 일찍이 기량이 뛰어났으면 강한 정신력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알파미시는 우즈벡 민족들에게는 군신과도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계속된 전쟁에게 전투력이 높은만큼 부족 내에서 인정을 받고 부족을 이끌어갈 존재로 커나가는 것이다. 소수 민족의 영웅 서사시라고 해서 어려운 말들로 인해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치 우리나라의 마당극처럼 서로 말을 주고받는 그 대사들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처지와 대중들에게 호소하는 내용은 흡사 뮤지컬이나 판소리를 보는 것 같았다. 심각한 주제이지만 엄숙한 분위기 보다는 흥에 취해 즐거워 하는 모습이 연상되는 것이다.
중앙아시아도 마찬가지로 수많은 부족들이 존속했었던 지역으로 그 중 콘크리트 지역에 자리잡은 부족의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구전문학의 장점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씌여졌다는 점이다. 대서사시에는 항상 갈등과 화해, 권모술수와 정복 등 무수한 이야기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형제들 간의 조세문제로 결혼이 약정되었던 바르친아이는 아버지 바이사르를 따라 칼마크 지역으로 6개월을 이동하여 그 지역에서 수르하일이라는 욕심많은 노파와 아들로부터 결혼을 강요받는다. 알파미시는 약혼자를 구하기 위해 칼마크 지역으로 오는데 꿈 속에서 바르친아이와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데 40일간 치룬 경마대회와 활쏘기 사격 격투기 모두에서 승리를 따내고 칼마크의 장수들을 이긴 알파미시는 바르친아이와 결국 결혼을 하고 다시 콘크라크로 돌아오게 된다. 즉, 콘크라크의 알파미시와 칼마크 간에 벌어진 일들을 서사시 형식으로 담고 있는 책인데 우즈베키스탄의 영웅을 통해 리더로서의 역할은 무엇인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통치력 등을 보게 된다. 무척 두꺼운 책이지만 서시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책으로 그 당시 세계관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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