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하반기 직장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던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기억할 것이다. 우리들의 모습이 투영되서 공감을 자아냈던 그 미생이 시즌 2로 다시 돌아왔다. 시즌 1에 나왔던 등장인물 그대로 이제는 원 인터내셔널이 아닌 온길 인터내셔널이라는 신생업체를 차려 새로운 시작을 하는 이야기로 꾸려진다. 그 전에는 대기업에서 벌어지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아냈다면 이제는 막 시작한 신생업체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접 부딪혀야만 하는 것이다. 미생은 주인공이 따로 없다. 각자의 역할과 비중이 있어 빠질 수도 없다. 그 흔한 사랑얘기 보다는 업무와 계약성사를 위한 미팅에 대한 것들이 많다. 워낙 유명한 웹툰이고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다보니 팬층도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 웹툰에서 단행본, 드라마로 제작되는 걸 보면 시즌 2가 완결될 즈음에 다시 <미생 2>로 만나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도 갖게 한다.
온길 인터에는 먼저 김동수 전무가 원 인터에서 근무할 때 주거래처였던 업체를 계기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사람이 필요했다. 업무에 제일 필요한 사람으로 오 부장을 만나게 되었고, 사장으로 적합한 인물을 찾다보니 김부련이 떠오른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 세 사람으로 처음시작을 하게 된다. 그러다 사람이 더 필요하게 되서 오부장을 통해 원 인터에서 2년간 인턴직으로 근무했던 장그레를 데려오고 김대리가 들어오면서 활기를 띠게 된다. 장그레는 사실 철강관련 업무에 대해서 배워야할 것 투성이다. 즉시 현장에서 일당백으로 일할 사람이 필요한 데 김대리(김동식 과장)가 오면서 한결 마음이 놓였지만 그 자신도 답답함을 호소한다. 늘어나는 샘플로 인해 넓은 사무실이 필요했고 김 전무와 장그레가 발품을 팔아 서른 곳을 알아보던 차에 마음에 드는 사무실과 계약을 하게 되었고, 그 사무실에서 경리로 조아영이 들어온다. 다들 각자의 고민이 깊다. 22년간 원 인터에서 근무했다가 요르단 사업의 총체적인 부실과 비리가 터지면서 계열사로 발령받다 나온 김부련 사장. 20년간 원 인터에서 근무했지만 상사와의 갈등으로 퇴직 후 사업을 시작했다 실패한 김동수 부장. 원 인터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동기들에 비해 진급이 늦어 대리로 있다 퇴직하고 온길 인터로 온 김동식 과장. 아직 앞길이 불투명한 채 인턴 2년을 경험한 장그레. 경력도 부족하고 경리로서의 역량에 고민이 많은 조아영. 미생에 열광하는 이유는 자신의 상황과 대입하면서 보게 된다는 점이다.
미생 10은 인상깊었던 이유는 2~3차례 정도 신생업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막 시작한 업체에서 미팅을 수차례 보기도 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있겠냐마는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결국엔 월급 줄 돈도 떨어지고 대출빚만 남는 것인데. 미생 10에서 뽑는 명대사가 있다.
"월급날. 월급을 줄 수 있다는 건 회사의 엄청나고 엄청난 성과야."
"바쁜 하루는 피곤하지만, 한가한 하루는 괴로운 법이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전개될까? 자신의 앞날을 위해 무역회계를 배워보기로 한 장그레. 아직 온길 인터는 직원들 월급을 주기에도 빠듯하기만 하다. 원 인터에서는 마진율 0.5% 인상하겠다며 협력업체를 갈아먹을 생각만 하는데. 부디 온길 인터에 큰 계약 건이 성사되서 잘 나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미생이기에 어떻게 전개될 지는 오직 작가만 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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