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찍은 사진들이 아름다운 책이다. 원예가, 가든 디지이너, 세밀화가, 정원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캐릭터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슬로우파마씨 대표, 르끌로 대표 등 식물을 다루고 그리며 이름도 많은 여러 식물 종을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식물원이나 비닐하우스 정원에 가면 코 끝을 진동하는 진한 향과 아름다운 자태에 절로 기분이 달뜨곤 했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만난 사람들은 바쁘고 삭막한 도시에서의 삶과 다른 길을 걷는 모습을 보면서 그러한 삶도 마음만은 여유롭고 행복하겠구나 싶었다.
예전에 한 책을 읽고서 깊게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자신의 정원에 수백종의 허브를 키우며 실생활에서도 유용하게 그 허브를 효과적으로 쓰며 사는 베네시아의 사계절이야기다. 삶의 만족과 행복이라는 기준도 굳이 도시에서의 생활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자연과 가까이하며 사는 것도 내 몸과 마음, 정신건강에도 좋을 수 있음을 안다. 사시사철 자연스럽게 변하는 자연에 둘러싸여서 그 생명을 키우고 자라나게 하는 일이 얼마나 마음에 안정을 주는 일인지 <식물수집가>를 읽고 있으면 화분이나 분묘를 이용해 나만의 정원을 꾸미고 싶어진다.
관상용으로도 재배를 하지만 식용이나 약재 또는 방향제로도 활용이 가능한 식물이 많기 때문에 키우는데 나름 보람도 있을 것 같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면 그것이 정상이라도 치부하는 여유없고 빡빡한 삶이 내겐 맞지 않는 것 같다. 늘 실수하지는 않을지 몰라 가슴을 졸이면서 온갖 스트레스에 나를 노출시키며 사는 것보다는 조금은 부족해도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생산적인 삶을 우리는 늘 꿈꾸고 바란다. 향긋하게 불어오는 꽃내음과 새들의 지저귐. 정원을 보기만해도 마음에 평온이 찾아온 듯 심신이 평화로운 시간을 갖기 원한다. 각각 나름의 직업을 갖고 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행복해보인다는 점이다. 콘크리트에 둘러쌓여 그 안에 나를 매몰시킬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공원이나 화분이 놓인 꽃가게에 들러 만면에 웃음을 띈 식물과 꽃을 감상하고 싶어진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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