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해 어느덧 만개한 봄날의 꽃과 같은 책이다. 작가는 소소한 곳에서 사랑을 발견하고 사랑을 노래한다. 한 손에 쥐고 금새 다 앉은 자리에서 읽어버릴만큼의 책이지만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엔 따뜻함이 있다. 시인이자 여행작가인 최갑수 씨는 글을 참 예쁘게 쓴다. 그리고 글마다 사랑의 조미료를 집어넣는다. 조미료 덕분에 글에 맛이 산다. 조미료는 인공으로 가미된 것이 아니고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것이지만 무엇이든 함께 할수록 더욱 깊어진다는 걸 안다. 무미건조하게 살고 있다면 흔들거리는 회색빛 지하철 또는 버스에서 꺼내들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우선 글이 짧고 사진이 많아 가볍게 짜투리 사긴이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작가도 여행지 어디에선가 받은 감흥을 책에 그대로 담아냈을 것이다.
자신만의 일상에 생각을 담아 글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고 곁가지에 사진을 이어붙여 완성된 한 권의 책.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사랑보다더 사랑한다는 말을 찾는 작가의 말이 내게도 닿을 수 있을까?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가슴으로 와닿을텐데라며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지나가는 연인들을 보며 사랑에 대한 마음을 상상하곤 한다. 아마 그것은 나보다 더 아끼고 배려하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나와 다른 온도와 살결을 가진 사람과 일체감을 느꼈을 때 충만한 마음은 그 어느 것보다 행복한 마음이 샘솟는다. 어딘가 이 도시는 낯설고 삭막하다. 사람이 사람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과 타인만 존재하며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냉정하다. 그렇게 내가 받은 홀대를 다른 사람에게 되돌리며 살아간다.
사랑이 빠진 삶에 행복은 없다. 매일 보는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배려와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피곤한 채 덜컹이는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나도 작가처럼 사랑이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여행지에서가 아닌 내 일상에서 느껴보고 싶다. 내가 정말 아끼는 사람들에게 그 다정함이 전해지길 바래본다. 인생은 유효하고 오늘의 삶이 내일의 나를 만들듯이 서로 사랑하면서 사는 삶은 그 어느 것보다 아름답다. 내 욕심만 채우는 것이 아닌 삶을 살고 싶다. 소소한 것에도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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