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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블랙 코리아 : 청년백수, 비혼, 출산거부 등 어둠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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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우리나라의 현실이 얼마나 암울하고 어두운 지를 또렷이 알게된다. 평소에 생각해오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 <블랙 코리아>에서 저자도 그 점을 잘 짚어냈는데 완전 공감가는 이야기였다. 확실히 과거의 젊은이들보다 학력, 스펙, 능력 모든 면에서 월등히 앞서지만 취업이 힘들고 늦어지다보니 결혼과 출산, 내 집 마련은 그만큼 어려워졌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불안함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일그러진 교육 환경 속에서 남들과의 경쟁 속에서 점수만 잘 받으면 되었다. 하지만 소수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자에게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그 외의 청년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많은 다른 경쟁자들과 비좁은 취업문 앞에서 힘든 경쟁을 해야만 한다. 왜곡된 사교육 현장에서 아직도 환상을 가진 부모님의 학구열에 등 떠밀려 미래가 보이지 않는 길을 억지로 가야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를 지나 취업을 하기까지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기도 버겁고 결혼과 출산을 해서 가정을 가지기가 겁난다. 언제 푸어로 전락할 지 모르고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뭐든 상당히 큰 비용이 들어가며 노후를 준비할 수도 없다. 당장의 삶을 이겨내기에 급급하다. 학교에서도 배운 적 없고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야 현실이 전쟁과 같다는 걸 깨달은 뒤에는 미래에 대한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했다. 개인적인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하고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얻기가 힘든 현실이다.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창업도 실패 뒤의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모두 개인 부담으로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을 하며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을까? 저출산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건 아이를 낳고 기를 환경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2017년이지만 사회인식은 90년대 이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1인 가구의 증가, 초고령화/저출산 사회, 청년백수로 대변되는 청년실업률은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취약하다는 증거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으로부터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했고 법으로 추진하여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지도 못했다. 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최저임금 1만원은 실현되지 못했고, 반값등록금과 무상급식은 정치 이데올로기에 휩싸여서 골고루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것에 인색한 나라가 되었다.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사회에 나오자마다 학자금 대출갚기에 빠듯하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고 졸업 후에는 취업에 걸림돌이 생기니 취업 전까지 최대한 졸업을 늦추기도 한다. 남자는 군대도 다녀와야 하고 이래저래 사회에서 자리잡기도 어렵다. 여자 또한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출산 후에는 직장을 다니기도 어렵다. 출산휴가나 육아휴직도 마음 놓고 신청할 수도 없다.


절망의 구렁터니 속으로 한국은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는 것 같다. 여전히 지금도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양분되어 갈라졌고 무상급식이니 청년수당을 주는 것도 다 포퓰리즘일 뿐이다. 청년에게 희망을 주기보다는 더 많은 열정과 꿈을 가지라고 한다. 이미 사다리는 걷어 차버렸고 금수저와 흙수저로 태생부터가 다른 상황에서 그 어떤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내가 노력만 한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어야만 희망을 가지면서 열심히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데 한국 사회는 그마저도 기대하기 힘들다. 대학에 가는 것이 효용성 면에서 마이너스만 될 뿐이다. 언제쯤이면 안정적인 일자리가 많아져 취업도 잘되고 아이를 기르기 좋은 환경이 갖춰질 수 있을까? 에필로그의 저자 말처럼 가만히 있으면 우리에게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알리고 개선해나갈 때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청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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