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서 제시한 직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회사들이 부러울 것이다. 직원을 소모품이 아닌 인격적으로 대우하며 공동의 기업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로서 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업무 면에서 자율성을 보장해준 덕분에 회사는 더욱 활기차게 되었고 마음껏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수와 실패가 용납되는 회사 분위기 속에서 더 나은 도전을 위해 직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즐겁게 일하는 그런 회사는 내가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들의 현실은 어떤가? 상명하달의 지시 체계 속에서 자율성은 극히 제한되고 가끔 실수를 저지르면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듣거나 쉽게 퇴사시킬 수 있는 곳이 많다. 직원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회사는 더욱 끔찍하다.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갖춰지지 않는 곳에는 오직 군대식 문화가 자리잡고 철저한 통제 속에서 직원들의 자유는 허락되지 않는다.
책 초반에 나오는 고어텍스로 유명한 고어 사의 창립자인 빌 고어는 4대 원칙을 제시하였는데 동료들이 자유, 공정성, 능동적 헌신, 흘수선을 지키며 이 원칙을 따라 행동하고 서로를 동등한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루이스가 여직원 세 명에게 피복 벗기는 작업을 시킬 때 이를 지켜본 빌 고어는 실패의 공식을 적으며 그의 행동이 근시안적이고 동료들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CEO가 나서서 기업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영향을 끼치는 점이 매우 중요한데 그는 직원들마다 서로를 동료와 리더로 부르며 공정하게 일이 진행되도록 하는 문화를 고어 사에 심어두었다. <자유주식회사>를 읽으면서 저자가 든 수많은 사례들은 큰 교훈이 되었다. 결국 CEO 혹은 팀장이 회사나 조직을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능동적인지 아니면 수동적인지 알 수 있다. 상명하달에 익숙한 직원들이 자신이 위치에서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않은 채 시키는대로만 일한다면 조직이 생명력있게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직원들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일하게 만들려면 회사는 직원들이 성과를 내는 만큼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실수가 용납되어야 한다. 책임감있게 자신이 맡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직원을 인격적으로 대우해주며 더 나은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회사 내에서 자유가 주어져도 매출은 상승곡선을 타고 오래 일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항상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면 몇 년전에 소개된 제니퍼소프트의 사내 문화가 잊혀지지 않는다. 그 당시에도 꽤나 파격적이고 충격적이었는데 근무시간에서 한 시간은 자신이 마음껏 쓸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나중에 이와 비슷한 회사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회사들이 늘어난다면 직원들은 더 열심히 집중하면서 맡은 업무를 소화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의 회사들도 직원을 어떤 관점에 보느냐에 따라 온도 차가 다르겠지만 일하는 직원이 행복해야 선순환되서 그 피드백이 다시 기업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책 뒷 표지에 나온 추천사가 결코 입발린 소리가 아님을 증명해보인 책이었다. CEO와 직장인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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