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지언정 배고픔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범지구적으로 살펴볼 때 여전히 기아(굶주림, 영양실조 포함)에 허덕이는 인구가 10억에 달하는 반면, 너무나도 잘 먹어서 비만, 당뇨같은 질병에 걸린 인구가 20억이라니 아이러니하다. 현재 생산되는 식량 중 30%가 산업형 농장에서 나오고 나머지 70%는 소농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생태계 파괴의 책임을 75%가 산업농이 지고 있다. 즉, 산업농에 의해 전 세계를 부양하고 있다는 건 잘못된 허구일 뿐이다. 마트 진열창을 잠식하고 있는 가공품들은 대량 생산을 해내기 위해 그만큼의 천연 자원을 소비해야 얻을 수 있다. 영양 위기를 가져온 것은 필요한 영양소 공급을 제한하고 패스트푸드의 확산으로 그 상황은 비만과 당뇨와 같은 질병에 걸린 인구에서도 알 수 있듯 거대 푸드 시스템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농산물만 해도 원산지가 국내산인 경우 보다는 중국산, 스페인산, 뉴질랜드산, 칠레산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건강한 밥상을 차리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 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근본적으로 우리가 직접 먹는 음식만큼은 자연 그대로의 건강한 식재료를 먹어야 한다는 걸 일깨워주고 있다. 그래서 소농으로 얻는 농작물이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자유 무역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에 대해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글로벌 기업들이 생태계 교란과 농민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하고 있는 점은 크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올해 처음 주말농장을 하면서 느낀 건 직접 기른 신선한 채소를 먹을 때 행복하다는 점이었다. 지금 우리를 먹여 살리는 것은 농생태약이며 살아 숨 쉬는 토양과 꽃가루 매개자들, 그리고 자연의 다양성 속에서 소농으로 농사짓는 가정, 텃밭 일꾼을 들 수 있다. 특정 집단에게 독점적이지 않은 씨앗과 농사 짓기 좋은 지역성, 여성 등을 주제로 이와 같은 현실에서 푸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의식주 중에 하나인 먹는 문제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건강한 과정을 거쳐서 식탁에 올라오는 지, 정직하게 가공해서 포장된 식품인지 따지고 들면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마지막 장은 '푸드의 미래, 우리의 선택'에서는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9단계의 전환 과정에서 그 대안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푸드 민주주의의 확립으로 대기업에게 의존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농법 패러다임과 푸드 시스템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농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가 제시하는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기업이나 지역에서 독점한다는 건 모두가 더 나은 음식물을 먹을 기회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전에는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는 못했는데 산업농의 만행과 그리고 인해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하루 속히 건강하게 키운 농식물만 식탁에 오르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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