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서평(Since 2013 ~)

[서평] 온몸으로 느끼는 오감 재즈 : 재즈라이프 전진용의 맛있는 재즈 이야기



식민지 시대에 흑인들로부터 나온 재즈는 매일 중노동에 시달리며 고통과 핍박을 받고 있을 때 치유할 수 있었던 유일한 수단이었다. 노래를 부르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이 새로운 음악은 뉴올리언스의 크리오요를 주축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는데 백인의 전통적 유럽 음악에서 멜로디와 하모니, 악기를 가져오고, 흑인 특유의 리듬감과 감성이 결합하여 완성된 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듣는 재즈라고 보면 된다. 엇박자에서 오는 스윙감과 즉흥 연주는 연주자의 개성에 맞춰져 있는데 흐느적거리는 음악에 몸을 맡긴다. 재즈가 어렵고 난해하다기 보다는 흑인 감성에 익숙치 않아서 일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그루지하고 스윙감 넘치는 재즈를 좋아한다. 재즈를 들으면 삶이 풍부해지고 여유스러워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리스너로써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재즈와 재즈 뮤지션의 모든 역사를 담아내 음악 관련 인문학 책으로써 훌륭한 구성을 가졌다. 뮤지션마다 사연을 가졌고 그들만의 음악은 하나의 스토리가 된다. 재즈의 장르만 해도 뉴올리언스재즈, 스윙재즈, 비밥, 쿨재즈, 하드밥, 프리재즈, 보사노바, 퓨전재즈, 컨템퍼러리재즈 등 다양하다. 우리 가요에도 재즈를 차용해서 음악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한 때 유행이었던 컨템퍼러리재즈나 보사노바, 스윙재즈는 흥겹게 들을만하다. 오감을 만족시켜준다는 책 제목 때문인지 일부러 유튜브에 검색해 재즈 음악을 듣고 있으면 저절로 재즈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어느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있으면 흘러나올 것만 같고, 팍팍한 삶이지만 한식에 빗댄 뮤지션 소개는 찰지다. 아름다운 선율로 연주하는 음악을 듣기만 해도 입문하기엔 충분한 것 같다.

재즈의 역사를 함께 한 수많은 뮤지션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만든 노래, 저자가 추천하는 명연주곡, 마인드맵 요약정리 등 입체적으로 뮤지션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 하다. 제대로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재즈 뮤지션들인데 이 책 덕분에 최소한 이름과 사진을 매치해 보게 되었다. 재즈와 함께 하는 삶은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가만 보면 춤과도 잘 어울렸고, 밤거리에 들으면 꽤나 기분 좋았던 기억이 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흐르는 음악에 마음을 맡기면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재즈 음악처럼 즐겁고 자유분방했으면 좋겠다.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노래한 재즈 뮤지션들의 음악처럼 오늘 다시 재즈를 들으며 하루를 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