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서평(Since 2013 ~)

[책리뷰] 시그널 : 기후의 역사와 인류의 생존



기후 변화가 인류에게 끼치는 영향력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과 재난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마을을 파괴시킬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고온현상은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온인 41도를 기록할만큼 굉장히 무더웠던 기억으로 생생하다. 3~4주 동안 계속된 열대야로 사람은 지쳐가고 그 영향으로 인해 농·수산물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시그널'은 이렇게 기후 변화가 인류 문명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역추적해 알아보는 책이다. 분명 기후 변화는 역사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고대 로마 제국의 가장 번성한 도시였던 폼페이가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화산재에 묻혀버렸고 계속된 가뭄과 사막화로 멸망해버린 문명이 있는 것을 보면 기후 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인 것만큼 분명해보인다.


고대 로마와 한나라는 온화하고 안정적인 기후일 때 농작지와 인구 밀도가 높아져 번성했던 나라다. 로마의 붕괴를 해석하는 가설들은 많지만 기후변화에 주목한 역사가는 없었다. 그 중 유력한 것으로 로마시대 후기에 불안정한 기후의 영향으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하는 등 3세기 기후 건조화 현상은 붕괴로 이어지게 된 원인 중 하나다. 반면 동로마가 붕괴되지 않고 오래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로 높은 습도와 강수량 덕분에 농사 여건이 향상된 것을 꼽고 있다. 중앙아시아에 닥친 가뭄으로 이동한 훈족과 아비르족은 게르만족과 충돌을 일으켰고, 게르만족이 로마 제국의 국경을 넘어 로마로 들어갔다. 이는 로마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서로마 제국의 멸망을 재촉시킨 원인이 된다. 오랫동안 유럽, 지중해, 중동, 북아프리카에 걸쳐 광활한 영토를 지배했던 로마가 붕괴된 복합적인 요인 중 기후 변화가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와 탄소가스 배출,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인류는 미래에 어떤 재앙과 맞닥뜨리게 될까? 기후 변화로 인해 가져온 변화는 사람의 생존을 위협할만큼 절대적인 힘을 가졌다. 산업화 이후 가속된 변화는 지구의 온도를 높였고, 해수면의 상승으로 이제 몇몇 섬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엘니뇨와 라니냐로 인해 기후는 급격한 변화를 가져온다. 반면 사막화가 진행되어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도 존재한다. 인간이 저지른 탐욕과 무부별한 개발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는 문제를 기후 변화로 알아보는 통찰력은 이 책이 얼마나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지 읽을 때마다 전율을 일으킨다. 앞으로의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과 함께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시그널
국내도서
저자 : 벤저민 리버만,엘리자베스 고든 / 은종환역
출판 : 진성북스 2018.12.05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