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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영화 글쓰기 특강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영화에 대한 관람평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제는 유튜브에서도 프리뷰 혹은 리뷰 형식으로 동영상이 올라온다. 그렇다면 영화기자의 글쓰기는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 직업이 가진 특성을 알 필요가 있다. 예전에 영화잡지 기자는 기자로서 생각하지도 않았고, 영화인으로 분류되지 않아 애매했었다고 한다. 지금보다 훨씬 영화 잡지가 다양하게 출간되었던 시기임에도 영화잡지 기자에 대해서는 야박했던 현실이다. 영화평론가 출신이 '영화기자'가 되면서 형성된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글쓰기를 주제로 한 다른 책과 다르게 이 책은 '영화 글쓰기', '비평적 글쓰기'에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 '직업적 글쓰기'를 목표로 삼거나 '영화기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 글쓰기는 영상과 사운드가 결합된 종합 예술인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기억만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글로 풀어내는 일은 전혀 차원이 다르다. 평을 쓸 때도 영화의 스토리 외에도 감독, 배우, 작품, 음악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써야 글이 구체성을 가지고 설득력 있게 문장을 구성할 수 있다. 영화 기자의 특성상 매번 보는 영화가 다 좋을 수는 없다. 만족스러운 기사를 쓰자고 다짐해도 50번 중 30번은 좌절감에 빠지고, 10번 정도는 선방하며 10번 정도는 희열을 느낀다는 것이다. 영화 관련 일이란 신나게 해야 하는데 40번 이상 좌절하게 되는 순간 더 이상 이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날카롭게 기자의 시선으로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남기지만 공동 운명체라는 의식을 갖고 글을 쓰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영화를 만날 수 있길 바라는 것이다.

저자는 2000년 4월 1일부터 35권의 '키노', 155권의 '필름 2.0' 잡지, 571권의 '씨네 21' 잡지를 만들어 왔다. 20년 차의 기자로 현업에서 발로 뛰며 겪은 경험을 토대로 영화 글쓰기 수업을 출간한 것이다. 본업인 영화기자에 대한 직업적 탐구와 글을 쓰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방법, 글을 쓸 때 체크해둬야 할 방법, 인터뷰의 기술까지 전업작가로서 글쓰기를 하려면 무엇을 어떤 시각에서 써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기자로서 오랫동안 활동한 경력이기에 알 수 있었던 내용이다. 아마 평소 영화광으로 잘 챙겨 보는 사람이거나 글쓰기 기술을 탄탄하게 다지고 싶은 사람들이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는 글쓰기에도 반영되어 잘 알면 알수록 더욱 좋은 글을 남기게 된다. 20년 차 영화기자의 노하우를 습득하여 글쓰기 실력을 향상하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