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한반도는 열강들에 둘러싸여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살얼음판 같은 정국을 헤쳐나가야 했습니다. 또한 정권을 보수가 잡느냐 아니면 진보가 잡느냐에 따라 대북 정책은 서로 다른 자세를 보여 왔습니다. 첨예하게 엇갈린 각국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한반도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실제 인물이 등장하며 그 사이에 가상 인물을 엮어 그럴듯한 스토리를 써낸 가상 소설입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여전히 북핵 문제로 비슷한 일을 겪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故 노무현 대통령과 故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등장하는데 지난 2007년 10월 3일 오후 3시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진 사실이 있습니다. 소설은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남측의 신라호텔에 머무르며 정상회담을 갖는 걸로 나오죠.
이 소설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베이징의 위안 검사로부터 의문의 피살을 당한 한국인 소설가에 대한 정보를 전해 듣고 사건을 밟아나가다 거대한 배후세력의 존재를 알게 된 장민하 검사. 로버트 김 후원회에서 우연히 김상도를 알게 된 대학생 준과 미래. 나방을 이용한 도청장치를 개발하여 평택 미군 기지를 도청한 의문의 탈북 과학자 김상도. 북에서 인민무력부 최고의 영웅으로 추앙받다가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탈출을 감행한 강철민 중좌. 시시각각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굉장히 몰입감을 줘서 단숨에 읽도록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김진명 표 소설이 가진 매력입니다. 중국에서 피살당한 소설가 이정서가 집필 중에 나온 제3의 시나리오는 경악할만합니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스파이로 활동했던 로저 스파이베이로부터 장민하 검사는 미국이 가진 계획을 알고 충격에 빠지죠.
한반도가 전쟁의 한복판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이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할 듯싶네요. 나중에 캠프 데이비드를 도청하게 된 이유가 나오는데요. 나라를 지키려는 애국심이 강한 김상도는 불법인 줄 알지만 준과 미래를 통해 나방을 날려보내는 방법으로 도청을 시도한 겁니다. 친미, 반미를 논하기 전에 결국 나라를 위험 세력으로 지켜낼 수 있는 건 자국민 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뿐입니다. 약소국이 가진 비애일 수도 있겠는데요. 스텔스 전폭기, 토마호크 미사일, B-2 폭격기 편대로 개전과 동시에 북한 군사력의 90%를 괴멸시킬 준비를 했다니 하지만 민간인 희생자가 거의 없을 거라는 말을 100% 믿을 수 있을까요? 한반도가 불바다가 되든 목적만 달성하면 상관없는 미국의 태도가 끔찍할 뿐입니다. 역시나 흡입력을 가진 김진명 소설을 읽다 보니 현재 국제정세와 맞물려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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