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글쓰기를 시작하겠다고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에 손을 얹었지만 첫 문장을 쓰기가 그렇게 어렵습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내 생각이 정리되지 않고 글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에 관심을 많이 가질수록 쓰고 싶은 글감이 고갈되지 않습니다.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보면 사회에 알리고 싶어 글을 쓰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웹디자이너로 예를 든다면 흔하게 하던 조언이 있습니다. 우선 잘 만들어진 홈페이지를 많이 보고 비슷하게라도 따라 해보라는 말입니다. 모방하는 연습으로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홈페이지를 제작할 때 기획으로 주제와 콘셉트를 정합니다. 디자이너는 벤치마킹을 하고 시안을 제작하는데 몇 차례 피드백이 오가고 수정을 거쳐 완성됩니다.
글쓰기도 위 경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책 읽기를 하며 좋은 문장, 어휘를 모아 놓습니다. 잘 된 문장을 따라 연습하며 되도록 많이 습작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제 펴낼 책의 주제를 정하고 많은 자료를 수집하며 뼈대를 만듭니다. 원고를 완성하기까지 몇 차례 수정과 검수를 거쳐야 합니다. 글쓰기도 수주 간의 코칭을 거쳐 책을 출간하고 작가가 되기도 하고, 독립 출판사를 차려 직접 책을 출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글이 글답게 써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대부분 자신이 겪은 경험으로부터 한 권의 책을 완성되지만 함량 미달인 경우가 많더군요. 책을 읽었지만 알맹이가 없어 남는 내용이 없다거나 빈약한 문장에 실망하게도 됩니다.
저자가 되도록 많은 습작하라고 한 이유를 알겠습니다. 무엇이든 자주 써봐야 글쓰기를 배울 수 있으니까요. 습작 시를 많이 써오다 대학 행사에 응모하여 가작에 당선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은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글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대상을 받은 작품을 암송하는 것을 듣고 책으로 읽어보니 글이 가진 표현력이나 짜임새에 빈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분명 뛰어난 주변 관찰력과 깊은 사유가 없었더면 쓰지 못할 문장이었습니다. 그 뒤로도 좋은 문장을 흠모했고 책을 읽다가 발견했을 때 노트에 옮겨 적은 적도 있습니다. 이오덕 선생님의 글쓰기 책을 우연히 읽다가 올바른 글쓰기에 대해 생각을 가다듬은 기억이 나더군요.
참 쉽게 쓰려면 쓸 수 있는 글인데 언제부터인가 글 다운 글이 나오지 않아 타성에 젖었네요. 글쓰기의 즐거움을 되찾아야 할 텐데 말이죠. 글쓰기 기술을 알려주는 책보다 훨씬 글을 쓰도록 생각을 잡아주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 쓰는 사람은 다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들도 다독만큼 자료 수집광이며,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안 풀리며 산책하기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집중해서 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일종의 직업이라 생각하면 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셈이죠. 글을 통해 사회에 변화를 불러온다거나 지상 최대의 과제의 도구로 활용되지 않더라도 건강한 글쓰기를 하며 저도 길을 만들어가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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