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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계절의 맛 : 고요하고 성실하게 일상을 깨우는 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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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륵 감은 두 눈에서 어렴풋이 남은 기억 속에 맛있게 맛본 음식들을 떠올려봅니다. 특별한 날에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차려주신 음식부터 허름한 포장마차에 들러 허기진 배를 잡고 허겁지겁 먹은 떡볶이까지 사연도 다양합니다. 음식 이야기만 꺼내도 우리는 할 얘기들이 차고 넘칩니다. 계절에 따라서 먹는 음식도 다양하지만 여행지에서는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있어서 이 또한 각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지 음식 하나만을 소비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여행에 대한 기억들을 풍부하게 해주기 때문에 <계절의 맛 >을 통해 음식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직도 첫 부산 방문했을 때 개금밀면에서 먹은 밀면의 맛을 잊지 못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일상에서 음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풀어내며 다시 집에서 재현하는 과정을 담고 만드는 레시피를 싣는 방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소소하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이지만 공감이 되도록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며 기억을 더듬어보게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음식들을 먹습니다. 그릇까지 싹싹 비울 만큼 맛있게 먹으며 행복감을 맛보는 음식이 있는 반면, 다시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한 음식도 있기 마련입니다. 저자가 책 제목을 <계절의 맛>이라 이름 지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사시사철마다 계절별로 음식을 먹을 때 다른 느낌이 들기 때문은 아닐까요? 저마다의 각별한 사연들이 들려오는 듯 읽을수록 정겹기만 하네요.

음식은 정체성을 확인해주고, 배부르고 맛있게 먹을 때 온몸 가득 퍼지는 행복감에 절로 웃음 짓게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특별한 날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음식을 먹을 때만큼 행복한 순간은 없습니다. 계절마다 제철에 먹는 음식이 맛있고, 고단하고 힘들 때마다 기운을 북돋아주는 건 따뜻한 국물이지 않을까요? 이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다양한 사연들을 풀어내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먹던 다 부르튼 떡볶이가 생각납니다. 세상을 잘 모르고 순수했던 시절, 별미라며 하굣길에 자주 들르던 추억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음식에 얽힌 이야기들은 그립고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나 봅니다.

 

계절의 맛
국내도서
저자 : 정보화
출판 : 지콜론북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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