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지붕 집의 앤>이 출간된 지 어느덧 110여 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빨강머리 앤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여전합니다. <빨강머리 앤 : 에이번리 이야기> 덕분에 예전 KBS에서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을 유튜브에서 찾아 정주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봐도 여전히 재밌고 교훈적인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생후 3개월, 열병으로 부모님을 차례대로 잃고 고아가 된 앤은 잠시 와서 일을 거들어주던 아주머니 집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무척 많은 집이었는데 사고로 아저씨가 죽자 다시 세쌍둥이가 있는 집으로 가게 되죠. 그곳에서도 아저씨가 사고를 당해 갈 곳이 없어진 앤은 제 발로 고아원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후 독신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던 초록지붕 집의 매튜와 마릴라에게로 앤이 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항상 명랑하고 밝았던 앤은 상상력의 힘을 빌려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내죠. 앤의 수다스러움도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수단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빨강머리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성장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입니다. 아직 나이가 어려 실수도 잦지만 머리가 똑똑하고 배운 것은 빠르게 습득해냅니다. <빨강머리 앤 : 에이번리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이후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17살이 되어 숙녀가 된 앤은 교사로서 에이번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다이애나와 함께 마을 개선 사업회를 이끌어가죠. 해리슨 씨처럼 새로운 이웃이 생기고 키스 집안의 쌍둥이인 데이비와 도라를 맡아 키우는데 말썽쟁이 데이비 덕분에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이 사건이 터집니다.
근데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책을 읽으니까 성우의 목소리로 환원되어 들리는 경험을 하게 되더군요. <빨강머리 앤 : 에이번리 이야기>는 오디오북으로 들을 수 있어서 훨씬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성우분 혼자서 천의 목소리로 등장인물을 연기해내더군요. 오디오북의 장점은 책을 펴서 읽지 않더라도 어디서든 들을 수 있고, 성우가 들려주는 음성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각 화 별로 파일이 나누어져 있다는 점도 매우 마음에 듭니다. 이제 말괄량이 소녀에서 어른으로 성장한 앤과 에이번리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입니다. 다소 두꺼운 책이지만 가독성이 매우 뛰어나고 전작의 등장인물과 새로운 인물들 사이에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은 생동감이 넘쳐 흐릅니다. 특히 그 말투 속에 성격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데 이 글이 쓰인 시대상을 생각해보면 훈계로 아이들을 이끌어가려는 앤의 교육상은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다시 읽어도 좋은 명작 <빨강머리 앤>은 오래도록 기억될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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