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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더 마블 맨 : 스탠 리, 상상력의 힘

 

 

최근 MCU 10주년을 마무리하며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열기가 대단하다.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에서는 수많은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하며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전 세계적으로 크나큰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제는 <스타워즈>보다 영화계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인데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하는 MCU 세계관을 만든 스탠 리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더 마블 맨>은 마블의 역사를 궁금해할 만한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만큼 이야기는 방대하다. 최신 기술을 살려 히어로 블록버스터의 붐을 일으키고 있는 현상을 보면 그의 상상력은 히어로마다 고유의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으며, 서로 간의 관계가 이어지도록 하는 데서 놀라움이 있다. 그래서 상상의 여지를 남기며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아온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스파이더맨, 블랙 팬서, 캡틴 마블, 닥터 스트레인지,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 윈터 솔저, 앤트맨, 와스프, 워 머신, 로켓, 가모라, 네뷸라, 팔콘, 발키리, 로키, 스칼렛 위치, 에이션트 원, 드랙스, 맨티스, 슈리, 그루트, 닉 퓨리, 스타로드, 타노스, 블랙 오더, 판타스틱 4, 엑스맨 등등 MCU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은 그가 창조하거나 확장시킨 히어로들이다. <더 마블 맨>에서는 캐릭터를 만들고 다듬는 과정들이 생생하게 들어 있어서 그가 어떻게 작업해왔는지 엿볼 수 있었다. 스스로 신나게 즐기면서 만들다 보니 놀라운 작품들을 연이어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이다. DC와의 경쟁구도 속에서 굿맨과 스탠은 강력한 캐릭터들을 만들기에 고심했고 커비와의 협업을 통해 DC 히어로팀에 대적할 <어벤져스>라는 슈퍼히어로 군단을 결성하게 된다.

스탠은 히어로를 만들 때 현실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현실적인 분위기를 설정함으로써 독자들이 히어로들을 잘 알고, 그들의 문제를 이해하고, 그들을 걱정하도록 만들기 위한 수단"이라는 말처럼 히어로들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었다. 우리들이 사는 세계와 전혀 동떨어진 히어로들이 아니라는 것을 심어주었고, 스파이더맨처럼 친숙해지기를 바랐다. 몇 십 년 전에 이러한 상상력으로 그렸으니 독자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단지 시시한 만화가 아닌 엄청난 세계관과 수없이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마블 코믹스를 보며 상상력을 키워나가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초기 작품들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대부분의 MCU 영화를 관람하였고, 이제는 페이즈 4 이후에 개봉될 영화들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작년에 작고한 스탠 리가 만든 상상력의 미래를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만화를 저급한 문화라며 경멸했지만 산업 규모가 거대해지면서 만화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다른 매체에까지 캐릭터들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MCU가 성공을 이루기 전에도 꾸준히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로 제작되었는데 당시 기술력의 한계로 어설픈 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MCU 영화로 제작될 때 기존 스토리를 매끄럽게 가다듬고 캐릭터들의 개성을 살리면서 지금처럼 사람들이 마블에 열광하게 만들었다. 마블에 관심 있거나 MCU 세계관의 초기 모습을 알고 싶다면 <더 마블 맨>은 필독서로써 반드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더 마블 맨
국내도서
저자 : 밥 배철러(Bob Batchelor) / 송근아역
출판 : 한국경제신문사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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