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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실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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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 최고의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실낙원>은 창세기 3장에 나오는 내용을 기반으로 유대교와 기독교의 유일신 신앙, 플라톤의 관념론, 호메로스의 신화학, 이탈리아의 인문학 등을 결합시켜 총체적으로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해제까지 포함하여 540페이지라는 방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아담과 하와가 타락하는 과정 전체를 존 밀턴의 해박한 지식을 더해 창작하였습니다. 인류를 위해 <실낙원>을 쓴 밀턴은 이 한 권의 책으로 셰익스피어에 견줄 만한 대시인의 반열에 올려놓습니다. 그만큼 당시에도 대단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이 총애하는 천사였던 루시퍼는 타락하여 하나님의 반역하게 됩니다.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추방당하여 그를 따르는 타락한 천사들과 함께 보복을 준비합니다. 이리하여 뱀의 몸에 들어간 사탄은 하와를 유혹하여 선악과를 따먹게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절대 따먹지 말라고 경고한 선악과를 아담에게 건네줍니다. 선악과를 따먹은 그들은 눈이 밝혀져서 자신이 벌거벗음을 알고 두려워하여 하나님에게 보일까 숨어버립니다. 이를 한 하나님은 저주와 함께 에덴동산에서 쫓아냅니다. 아담은 평생 수고하여 땅을 경작해야 소산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하와는 태가 끓어질 만큼 출산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명합니다. 하나님을 불순종한 이들은 선악과를 따먹은 것을 뒤늦게 후회하지만 이미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입니다.

창세기 3장은 굉장히 짧은 구절인데 이를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일입니다. 총 12권이라는 방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각 권 앞장에 줄거리를 포함시켜서 자칫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읽도록 해두었습니다. 전부 다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어느 순간 이야기에 빠져들고 고전만이 지닌 문학 감수성을 느끼게 한 책이었습니다. <실낙원>은 밀턴이 살았던 17세기를 기준으로 쓰여져서 성경책에 나오는 내용만이 아니라 인류가 쌓은 지혜, 지식, 역사, 인물들이 모두 녹아들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어떻게 소설책에 포함시킬 생각을 했을까요? 걸작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책입니다. 정독해서 읽는다면 최소 한두 달은 걸릴 듯싶은데 귀스타브 도레와 윌리엄 블레이크 명화 58점을 수록하여 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크리스천이 아니어도 유혹에 빠져 타락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철학적인 관점에서 의미 있게 읽을만한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실낙원
국내도서
저자 : 존 밀턴 / 박문재역
출판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201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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