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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앞으로의 책방 독본 : 실현 가능하고 지속하기 쉬운 앞으로의 책방본

앞으로의 책방 독본

 

 

좌판에 깔린 헌책을 기웃거리며 보물단지를 찾듯 청계천 헌책방을 전전하다 값싸게 구입한 책을 읽을 때는 어찌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유난히 책이 좋아 헌책방에 진열된 책에서 풍기는 쾌쾌한 냄새조차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양서를 구입하겠다는 목적으로 책방을 찾아다닌 기억이 생생합니다. 교보문고가 생기기 전 종로서점과 영풍문고에서 보내는 시간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베스트셀러 진열장은 몇 시간을 서서 읽어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경쟁에 밀려난 종로서점이 2002년에 문을 닫은 뒤 14년 만에 다시 부활했을 때는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인터넷 서점이 등장하며 수많은 서점들이 자취를 감췄지만 몇 년 사이에 새로운 콘셉트를 가진 책방이 생겨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실현 가능하고 지속하기 쉬운 앞으로의 책방을 고민 중인 분들에게 저자 나름의 책방본을 펼쳐 보이는 책입니다.

우치누마 신타로는 북 코디네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전국에 다양한 책방을 프로듀스 및 디렉션을 하며 책방의 가능성을 성공시킨 인물입니다. 그가 경영 중인 도쿄 시모키타자와의 '책방 B&B'는 45평 규모의 신간 서점으로 매장 안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게스트를 초대하여 매일 이벤트를 개최하고 음료, 잡화, 토크 이벤트 티켓, 빈티지 가구를 파는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그 영역을 확장시켰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북바이북, 완도살롱도 이와 비슷한 콘셉트를 살린 서점인데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줘서 사람들이 편안하게 책방에 들르도록 유도하는 추세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도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독서모임, 글쓰기 특강, 제본공방, LP 감상회, 문화공연을 하는 등 지역 사회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중심지가 되고 있습니다.

전자북이 나오면 사양사업으로 접어들 거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론 빗나갔습니다. 여전히 책을 잘 팔리고 있고 전자북과 공존하는 형태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종이책은 건재하며 책방은 사람들이 모여 만나고 소통하는 장소로 재탄생하는 중입니다. 그 형태도 다양성을 띠면서 서점 운영의 노하우와 철학을 갖고 있다면 발길을 찾게 하는 일은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레트로, 뉴트로 바람이 일면서 다시 복고적인 분위기를 사람들이 찾게 되었고 책방을 어떤 형태로 조정하고 혼합하느냐에 따라 분위기와 의도가 다르게 표현됩니다. 이제는 고객만족도를 위해 맞춤형 서가를 운영하거나 특정 장르나 주제를 가진 책만 따로 모아서 진열하기도 합니다. 혹시 책방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 이 책에서 괜찮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앞으로는 복합 문화의 형태로 책방은 새롭게 독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의 책방 독본
국내도서
저자 : 우치누마 신타로 / 양지윤역
출판 : 터닝포인트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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