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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수치심 권하는 사회 :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가

 

수치심 권하는 사회

 

당혹감, 죄책감, 굴욕감, 수치심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면, 왜 우리가 수치심을 느끼는지 그리고 수치심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수치심은 잘못이 자신에게 있다고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회사에서 질책을 받은 어느 날 "나는 여기에서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프로젝트를 감당하기에는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해낼 자신이 없었다.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휩싸이게 되면 모든 나쁜 생각이 자신에게로 향하면서 침잠하게 된다. 마치 벌거벗겨진 채 사람들 앞에 서있는 것처럼 내 은밀한 사생활이 드러나는 것과 같다. 대부분 사회생활이 힘든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 당하면서 나 자신 초라하게 보일 때다. 그 감정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우울증에 걸리고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지는 것이다.

굴욕감은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잘못된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스스로 떳떳하고 당당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굴욕감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만다. 수치심을 자주 느낄수록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외향적인 성격보다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문제 해결이 어려워진다. 집단이 모인 곳에서는 남들의 시선과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자신을 채찍질하려고 할까? 누군가가 "너의 잘못은 아니란다"라며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안 좋은 감정으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수치심 말하기를 통해 수치심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용기, 연민, 유대를 키운다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부담감을 줄여줄 것이다.

세상은 다양한 생각과 배경,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뒤엉켜 사는 곳이다. 자신이 원치 않는데도 수치심을 강요받을 이유는 없다. 수치심 회복탄력성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면 별거 아니란 듯 쉽게 털어버릴 수 있다. 20년 가까이 수치심, 취약성, 완벽주의, 두려움, 불안 등 현대인 겪는 감정의 근원과 이를 다룰 방법을 연구해온 심리 전문가답게 상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매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대부분 현대인들이 도시에 살면서 자주 겪는 감정이기 때문에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들로 인해 공감이 갔다. 나 또한 길고 겨울만 되면 찾아오는 알 수 없는 우울증에서 벗어난 적이 있고, 때때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치심을 겪곤 했다. 회사라는 조직에 얽혀서 주고받는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이 책을 통해 수치심을 권하는 사회로부터 당당하게 이겨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수치심 권하는 사회
국내도서
저자 : 브레네 브라운(Brene Brown) / 서현정역
출판 : 가나출판사 2019.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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