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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샘터 12월호

 

 

반세기 동안 주변 이웃들의 따듯한 일상을 통해 감동을 주었던 <샘터>가 많은 분들의 응원과 후원에 힘입어 50주년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예전보다 잡지 구독자가 줄어들었지만 오랜 구독자들은 <샘터>가 이 시대에 가진 역할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었다. '특집 - 올해 가장 잘한 일, 못한 일!'을 읽고 올해를 되돌아보면서 무얼 잘했고 못했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생각만 하던 일들을 과감히 실천에 옮겼을 때 한층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 듯싶다.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다녀오겠다는 딸이 자신이 내린 결정을 허락받은 뒤에 표정처럼. 1년 반이 지난 뒤에는 얼마나 멋진 인생을 살아갈지 출국을 앞둔 시점에 환한 표정으로 짐을 꾸리며 웃는 얼굴이 다 말해주는 것 같다.

'바람이 전하는 말 - 그에게 보낸 메일 '읽지 않음''을 읽었을 때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 동갑내기 외사촌과 아웅다웅하며 자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자신의 얼굴을 이상하게 그려 놀려댔는데 그때마다 주먹다짐하며 다툰 기억이 있었다. 이종사촌을 향한 미움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 그를 향한 저주를 담은 문장이 큰 화근이 되었다. 할아버지에게 발각되어 크게 야단맞은 뒤 한 번도 저주의 말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메일 '읽지 않음'이 쌓인 이유를 알고 보니 몇 년간 암 투병을 하던 외사촌의 부음으로 부재중 상태였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부음 소식을 듣고 후회의 눈물을 쏟아낸다. 예고 없이 찾아온 작별은 하릴없이 짙은 후회만 남기고 살아있을 때 잘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먹먹해질 뿐이다.

'휴식의 기술 - 경쟁 사회에서 행복하기'는 태어날 때부터 치열한 경쟁 사회에 내던진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돌아본다. 정답만 원하는 사회에서는 남들보다 더 높은 직급, 연봉을 받는 것이 성공의 기준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강박적인 삶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상은 개인의 행복을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에 사회에서 성공할수록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기 성찰과 경쟁에 휘둘리지 않는 자유로운 삶에서 행복해질 수 없는지 대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날씨 인문학 - 날씨와 심리의 색다른 궁합'에서 색채심리학에 따라 무게감, 온도를 각각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재밌었다.

'케이팝으로 읽는 세상 - 콘텐츠 비즈니스의 새로운 무대'는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제이플라'를 위주로 다뤘다. 어느새 137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제이플라는 커버 곡을 부를 때 철저한 계획과 노력의 결과물을 성과를 이뤘다고 한다. 선곡을 할 때 팬들로부터 추천받은 목록을 바탕으로 해외 팬들이 원하는 음악도 주기적으로 다룬다고 한다. 국내 아티스트 또는 유명한 곡을 위주로 커버 곡을 부르지 않는 전략이 통한 것이다. 그래서 국내보다 해외 팬들이 유입이 많아져 구독자 수가 1인 유튜버 가운데 2위가 된 것이다. 유튜브의 인기를 반영한 글로 커버 곡 가수가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원인으로 음악 자체보다 음악이 연결하는 어떤 '가치'가 더 중요해졌다는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파랑새의 희망수기 - 겨울 지나 봄이 오듯', '내 인생의 한 사람 - 톱스타 선배에게 느낀 배우의 품격', '마을로 가는 길 - 스러져가던 농촌마을의 즐거운 변신' 등 이번 호도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이 지면을 채워주었다. 아무리 힘들고 절망적인 순간이 오더라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내며 대학 검정고시에 합격해 사이버대학을 수료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덕분에 취직에 성공했다. 운 좋게 행복주택에 당첨되어 반지하가 아닌 따듯한 곳에서 딸과 지내게 되었다. 톱스타임에도 불구하고 파트너로서 의견을 묻고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 사람들이 떠나 빈집이 늘어나는 곳을 되살린 이장의 아이디어와 추진력 덕분에 농촌마을이 주요 스폿이 되어 되살아났다. 이는 다른 농촌마을에서도 충분히 추진해볼 수 있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예능처럼 빈집을 활용한 장기 임대가 정착률을 높여주었다. 이처럼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힘을 북돋워주며 이번 달을 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