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각자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몇 가지씩은 갖고 있다. 선호하는 브랜드는 오랜 기간 즐겨 사용하다 보면 애착이 생겨서 쉽사리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지 못한다.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이 확고한 사람들에겐 정체성을 드러내는 브랜드 제품들을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다. 요즘처럼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시대에 맞게 탄생한 <취향집>은 저자가 취향이 100% 반영된 곳들로 선정되었다. 주로 각 브랜드 업체를 인터뷰한 내용들로 채워졌는데 공교롭게도 12곳 모두 대표가 여성들이다. 아무래도 섬세하고 세련된 감각이 돋보이는 곳들은 여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물건들로 채워진 공간은 하루 종일 머물고 싶을 만큼 나만의 아지트라는 경향이 강하다.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곳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당장이라도 찾아가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둘러봤을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공간이 자리 잡으면서 지역 명소로 탄생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알아서 찾아오는 핫 스팟이 된다. 대부분 홍보보다는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나만 알고 싶은 곳을 소개해 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인터뷰하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고 그들이 어떤 생각과 목적으로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는지 알아가는 과정들을 읽다 보면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 집에 공간만 충분하다면 책에 소개된 브랜드 중 물건 몇 가지로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니면 주말에 잠시 들러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하다.
취향이라는 것은 굉장히 개인적인 부분인데 자신이 가진 취향을 공간에 반영하고 그것이 천편일률적으로 나오지 않아서 좋았다. 프랜차이즈처럼 정해진 방식이 아니라 해를 거듭할수록 다듬어나가고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브랜드만의 생명력도 커나가는지도 모른다. 저마다의 개성으로 승부를 거는 시대이다 보니 이렇게 <취향집>에 소개된 곳처럼 관심사가 곧 사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읽으면서 이렇게 멋진 곳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은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데도 확고한 자신만의 취향과 방향을 갖고 있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 간접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가는 그들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어서 여러모로 알찬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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